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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나로 Nov 24. 2022

라오스에서 느낀 영어 결핍

영어가 입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서

내가 파견 갔던 국가는 라오스이다.


라오스에서는 현지인들은 라오어로 소통한다지만 회사에서는 영어로 소통을 했다. 새로운 환경보다 영어에 적응하기 바빴다. 나와 달리, 함께 인턴으로 파견되었던 동생들의 영어 실력은 유창했다. 동생들은 미국과 북유럽에서 교환학생을 다녀왔고 심지어, 전공도 영어영문학과와 통번역학과였다. 나는 해외생활이라고는 중국뿐이고, 영어로 소통해본 적이 없는지라 초반에 영어 실수가 매우 잦았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실수가 잦다 보니, 실수했던 순간들을 부끄러워하며 잠드는 날이 많았다.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믿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3명 이상 함께 앉는 자리이면 도저히 주도성 있게 영어가 나오지 않았다. 누군가 나의 영어를 평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영어 실수를 했을 때 한 친구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았고 그 이후로 계속 눈치가 보였다. 같은 업계에 계신 분이 영어를 못하자 해외에 나와있으면서 이 업계에서 영어를 못한다는 말이 안 된다고 평했던 친구의 말 때문에 나는 더욱더 작아졌을 것이다.


해외에 나와있는 만큼 일을 할 때는 영어로 소통을 해야 했다. 영어로 업무를 진행해야 할 때는 미리 다 할 말을 정리하여 내선에서 최대한 매끄럽게 소통해 보려고 노력했다. 시간이 흐르자 하는 말들이 정형화되고 쓰는 용어들도 익숙해지니 조금은 영어가 편해졌다. 부끄러움에 대한 맷집도 생겼고, 필요한 말을 할 때는 필요한 말을 모조리 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 필요한 대화 그 이상으로 대화를 예쁘게 만들어갈 재주는 없었지만, 최소한만큼은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음에도, 편하게 농담을 주고받거나 한 현상에 대해 설명하는 것들이 어려웠다. 예를 들어, 한국어 규칙을 설명한다거나 한국에서의 일어나는 일이나 뉴스를 설명한다거나, 조금이라도 패턴이 달라지는 이야기가 나오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곤 했다.


인턴을 연장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자연히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인 친구, 언니, 오빠를 알게 되었다. UN에서 일하던 친구는 외국인 친구들과의 모임에 종종 초대해주곤 했는데, 함께 어울리고 싶어 갔으면서도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 어려우니 가서 좀처럼 재미있게 어울리기가 어려웠다. 자연스럽게 모임에 어울리기에는 몇 번 모임을 간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주위에는 점점 더 멋지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생겼지만, 그에 비해 나의 영어실력은 한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영어에 대한 부족함을 드러내는 답답한 글을, 전환하며 드라마틱하게 '영어 울렁증에서 지금은 유창해졌어요!'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여전히 영어는 어렵고 공부해나가는 중이다. 그렇게, 나의 첫 업무환경은 한계를 계속 직면하게 만들었고 나의 부족함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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