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한 자연인처럼 제주 살기 <1>
지금해유 가족. 제주살이 시작!
추석연휴 + 신혼여행 휴가 2주를 써서 제주에서 24일간 머문다.
9월은 다쳐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으로 호다닥 지나갔다.
“제주에서 뭐 해? “
”쉼박질.
뜀박질 열심히 했으니 잠시만 쉼박질 할게. “
그 첫 시작은 생각보다 빡세다. 새벽 1시. 고양이, 강아지, 사람 2명 짐을 차에 싣고 가볍게 완도로 떠난다.
안개가 짙다. 서울에서는 내 앞에 차가 왜 이리도 많은지 다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안 보이는 새벽에는 앞 차가 참 감사하다.
고양이는 미리 진정제를 먹였다. 비몽사몽이지만 야옹야옹. 애기가 따로 없다. 다행히 차 바닥에서 냥모나이트를 하기도 하고. 품에 안겨서 자기도 하고. 덜 힘들게 보낸다.
새벽 6시 완도항 도착. 새벽 공기가 좋다. 지미는 검고 큰 강아지라 어딜 가나 눈에 띈다. 이번에는 펫 여권도 만들었다. 이게 뭐라고 자식 첫 여권 만든 부모마음이다.
작년 탄 배는 대형견은 배에서도 차에 있어야 했다. 혼자 시끄러운 곳에 있던 지미의 원망이 가득한 눈빛을 보고는 이번에는 스페셜 펫룸을 선택한다. 고양이 금치, 강아지와 단독룸에서 쉬어갈 수 있다. 밤샘 운전으로 지친 할망, 할방도 쉬어간다.
대형견은 배 안에서 이동할 때 입마개가 필수. 참. 쉽지 않다. 안 그래도 무서워서 헥헥거리는데 숨 쉬기가 더 어려워진다. 대형견 케이지도 들고 타라는데. 어찌나 크고 무거운지 대형견 켄넬은 들고 다니는 용이 아닙니다만. 그래도 함께 탈 수 있음에 감사하며.
숙소는 협재 근처 민박집. 오래된 제주 옛집을 숙소로 바꾼 소박한 숙소가 좋다. 1년 전 방문하고 지미가 너무 좋아해서 바로 예약했다. 강아지가 살기 좋은 곳이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인가 보다.
저녁 협재 해수욕장 산책길. 스페인에서 온 할아버지, 할머니 4명이 길을 묻는다. 꼿꼿한 허리와 멋진 영어. 본받아야지. 스페인어로 유치원생처럼 대답해 주고 뿌듯함을 선물 받는다. 걸음마하는 손주 칭찬하듯 대해주는 참 어른.
해변에서 뛰어놀고 하나로마트에서 장보기. 도민은 귤 안 사 먹는다는데. 우린 사 먹어야지. 스페인 오렌지보다 달다. 조그만 것이 참 달고 새콤
쉼박질 1일 차. 지미 금치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