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둘은 신혼부부야

헐렁한 자연인처럼 제주 살기 <9>

by 모아나

아침 요가. 어제 분명 늦게 잤는데 아침에 눈이 떠진다. 아침 7시 30분 금능해변 앞 잔디광장에서 요가타임. 졔와 쥰과 함께하는 아침 수련. 선생님이 참 좋다. 에너지가 느껴진달까. 모아나의 에너지, 아우라가 느껴진다. 야외요가는 참으로 까다로운데 별 거 없지만 참 좋다. 중간에 지미와 해인이 찾아와서 요가하는 동안 기다린다. 드리시티. 요가에서 한 곳에 시선을 집중하는 수련 방법이다. 저 멀리 파도를 향해 시선을 집중하고 나무자세(브릭샤아사나)를 하니 기분이 묘하다. 움직이는 대상을 향해 시선을 집중하니 마음도 일렁이는 느낌. 10월의 제주 참 좋다.


날이 너무나 좋아 바로 앞 비양도로 자전거 투어를 떠난다. 하늘에서 날아온 섬이라는 이름을 가진 섬. 차가 다니지 않아 자전거를 빌려 한 바퀴 한적하게 돌아볼 수 있다. 신나게 자전거를 빌려 바람을 가르고 페달을 굴린다. 만조에 한가위라 그런지 파도가 넘실거린다. "뭐야, 저기 사람들이 왜 모여있어?" 파도가 들이쳐 길이 잠겼다. 모두들 주섬주섬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발목까지 잠긴 길을 걸어간다. "맨발로 자전거 타고 지나가자!"


졔를 뒤따라 가던 중 맞은편 앞을 안 보고 질주하는 자전거가 정확히 내 쪽을 향해 돌진한다. 자석에 이끌린 것처럼 다가와 놀란 마음에 먼저 자전거에서 뛰어내린다. 아. 종아리부터 발까지 자전거 바퀴에 부딪혔다. "죄송합니다아아아" 하고 그냥 가버린 무례한 사람 같으니라고. 뭐지? 올해 정말 대운인가 보다. 뒤에서 박는 사람, 앞에서 박는 사람. 뭔가가 나를 향해 오는 느낌. 그냥 수가 안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고 넘겨버린다. 사고가 나면 자리에 서서 괜찮은 지 확인하고 가는 것이 정석 아닐까. 지나가 버린 이에게 다음에는 그 자리에서 얘기해야지. 기분 좋게 자전거 바퀴를 굴리며 섬 한 바퀴. 23년에 제주 올리브 농장에서 우프 할 때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자연을 옴팍 느낄 수 있어 좋다.


장을 보고 동백작은학교에 머무는 친구들을 보러 간다. 학생 수가 20명 내외의 작은 대안학교. 조천 숲 속으로 한참을 들어가니 나오는 단독주택이 학교이다. 방학기간 동안 강아지 3마리의 산책 임무를 맡고 무료로 거주하고 있는 두 명의 퀴어 커플들. 지미도 동백이라는 강아지와 신나게 놀아본다. 기후위기 등 다양한 이슈를 배우는 학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좋다. 처음 만나 서로를 소개하는 자리. "이 둘은 신혼부부야." 누구에게 이렇게 소개받은 건 처음이다. 새신랑, 새신부라는 말. 정말 신혼부부가 된 느낌이랄까. 기분 좋다. 평생 신혼부부로 살고 싶은 마음. 여행에서는 낯선 이를 잘 받아들이게 된다.


새로 집들이 민박을 방문한 친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친구의 기분 좋은 설레는 일상을 들으며 밤을 맞이한다. 모든 이들이 아프지 않고 행복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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