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무지개 에코백
바르셀로나, 밀라노에서 가장 많이 탄 대중교통은.
바로 지하철.
웰시코기와 지하철에서 눈을 마주친 적이 있었던가.
해맑은 눈으로 목줄만 한 채로 바로 앞에 앉은 하얀 엉덩이와 만지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베이지 털을 가진 웰시코기가 아빠와 나에게 인사했다.
이후 한국에서 큰 검은 강아지를 입양하려고 알아보다가 문득 강아지가 지하철을 탈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한국은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 반드시 케이지 안에 들어가 있을 것. 몸 전체가 안 보이게 가려져 있을 것.
사실 이 두가지 조건에 부합하려면 대형견은 지하철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털 알러지도 있겠지만, 그렇게 음식 알러지에 민감한 유럽, 미국에서도 강아지만큼은 사람처럼 편하게 지하철을 이용하던데. 한국은 음식 알러지에는 이정도면 안 죽어 라고 하는 마당에9 강아지에 관해서는 아주 혹독한 잣대를 들이댄다.
동물을 대하는 방식이 그 사회에서 가장 약자를 대하는 방식과 같다는 말이 있다.
한국은 동물은 동물. 인간보다 낮은 계층이고, 아직은 재산으로 인식된다.
베네치아와 아테네 버스와 지하철에서 눈에 띄었던 또 다른 것.
바로 무지개 아이템들.
여기저기 멋진 남녀노소가 무지개 에코백부터 종이백까지 탐나는 아이템들을 이것저것 들고 다녔다.
프라이드 먼스도 아닌데 이렇게 다들 일상에서 무지개 아이템을 들고 다니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반드시 구해서 가리라. 예쁜 무지개 아이템들은 왜 한국에는 없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