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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뜰리에 Aug 30. 2019

기억의 단편들_ 스위스건축박물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여행기.


저 멀리 보인다.

스위스 건축박물관이자, 앞서 비트라 하우스를 설계한 헤르조그 드 뫼롱 Herzog & de Meuron의 또 다른 작품이. 기대감과 설레임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새하얗다. 스위스 건축박물관의 첫인상이다. 1층 천창에서 들어오는 빛이 이 새하얀 공간을 더 밝혀준다. 로비에는 작은 서점이 자리하고 있다. 익살스러운 표정을 한 동상 4개가 눈길을 끈다.



박물관을 답사하기 전 안내원에게 우리 소개와 박물관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하기 위해 다가갔다.


안내원의 대답은? 건물 전체가 건축 박물관이 아니라는 것. 지금 스위스 건축박물관은 미술관의 한 공간(1층 일부)을 대여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예상보다 더 작은 공간. 건축 박물관이라는 표현보다 건축 전시장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꼬리가 자연스레 내려간다. 앞서 독일 건축박물관과 캠퍼스 전체가 거대한 건축물 전시장인 비트라 캠퍼스를 방문하고 난 뒤라 더 이런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스위스 건축 박물관만의 특별함을 찾기 위해 전시공간으로 들어선다.




스위스 건축 박물관 (SAM Swiss Architecture Museum)


스위스 건축박물관은 문화 및 건축 담론의 중심인 바젤에 위치해 있다. 매년 평균 4건의 기획 전시를 개최하는데,  주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며 건축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전시뿐만 아니라 아이들 방학 프로그램, 건축 워크숍, 강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방문했을 때 입구 벽 한쪽을 각종 소식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 중 일부는 미술관 프로그램일 가능성도 크다.)


입구 왼쪽의 PRESS WALL



스위스의 사계절을 담은 거대한 파노라마



전시 공간 하단에 수 많은 모니터들이 벽을 따라 줄지어 있다. 진행 중인 전시는 PORTRAIT OF A LANDSCAPE, 풍경의 초상화. 벨기에 출신 시각 예술가 Pierre-Philippe Hofmann의 작품전이다. 그는 스위스를 걸어서 무려 10번 왕복했다고 한다. 10번의 왕복. 스위스의 사계절을 눈에 담았다. 그의 마음에 담은 수많은 장면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파노라마를 완한다. 사진을 몇 장 남겨본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오자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는 작품들을 만났다. 이들의 손으로 탄생한 작품들이 복도 벽 한쪽에 전시되어 있다. 스위스 건축박물관의 건축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했을 터. 이들은 어릴 때부터 건축을 하나의 놀이로 접하며, 자연스레 건축과 가까워진다.

 


공간이 넓지않아 전시를 다 둘러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15분 정도.

아쉬운 마음에 1층 서점에서 한동안 머물렀다. 비치된 책들도 살펴본다. 엽서들도 만지작만지작.


창에서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이 포근하다. 아쉬운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받는다.
1층 작은 서점에서 구매한 엽서들. 언젠가 독립된 우리만의 사무실 벽에 부착할 날을 위해 고이 간직하고 있다.


- 어땠어요?


건물 밖으로 나오며 여정을 함께하고 있는 에디터에게 물었다.

빙그레 - 그저 미소 짓는다. 너도 나도 이해 가는 그 의미심장한 미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다. 독일 건축박물관을 떠날 때와는 다른 아쉬움이 느껴진다.





스위스 건축박물관 편 못다 한 수다.


1. 스위스박물관을 떠나 잠시 강가에 앉아 맥주타임을 가졌다. 스위스 맥주 꽤 괜찮았다. 앞에 펼쳐진 풍경 때문에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일 수도.


2. 길을 걷다 홀리듯 들어온 베이커리 집. 마치 영화의 스틸컷 같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두 에디터 모두 이 사진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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