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자연사박물관 구역을 크게 나누면 공룡, 동물 (주로 미대륙에 분포한 동물), 인간 (인류 및 아메리칸 인디언 역사), 우주 이렇게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어찌나 방대한지 아이가 아직 관심 없는 인간, 우주 빼고 동물 관련된 것만 봐도 하루가 부족했으니까요.
여기도 살면서 몇 번 더 가보고 깨달은 건데, 지하철로 들어가는 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접근이었습니다. 지하철로 가든 버스로 가든 편하게 입장하려면 일단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건물 외부에 정문이 있는데 여기는 건물 밖으로는 줄을 거의 안 서요.
공룡만 생각했는데 그 외 동물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좀 있더라도 중앙 홀에 커다란 그 예의 공룡 뼈가 전시돼 있기 때문에 기념촬영도 하고 읽을거리도 읽다 보면 기다리는 게 지루하지 않습니다. 아무렴 좁고 습한 지하철역 계단에서 끝이 보이지도 않는 줄 맨 뒤에서 안절부절못하는 것보다야 훨씬 나을 수밖에요.
그리고 뒷문으로 들어가면 가장 좋습니다. 81가 콜럼버스 애비뉴 쪽 샛길로 가면 우주관과 연결되는 후문이 있거든요. 사람 통행도 적고 후문 안쪽은 전시물 같은 것도 없이 휑하기 때문에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어요. 그리고 거기도 매표소가 있습니다. 일단 입구니까요.
그냥 거대합니다
그리고 표를 살 때 말인데요, 이게 박물관뿐만 아니라 미술관 같은 곳도 해당되는 제도입니다만, 미국 박물관에는 기부 입장 제도가 있어요. 입장권을 안 사고 얼마가 됐든 기부를 하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는 모르겠어요.
안내소나 매표소 어디든 가서 도네이션 하겠다고 하면 안내해 줍니다. 기부 창구가 따로 있는데 금액은 자기 마음이에요. 얼마를 기부하든 그걸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1달러를 기부해도 됩니다. 어떻게 제도가 유지되는지 모르겠지만 할튼 있습니다.
쥬라기공원 주인공
자연사박물관 1회 입장권이 다른 할인이 없으면 3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이걸 1천 원만 기부해도 입장을 시켜준다니 그럼 누가 제 돈 내고 보러 갈까 싶더라고요. 1달러 기부하고 들어갈 때 뒤통수가 따끔거리긴 합니다만, 물론 아무도 뭐라고 하거나 눈치를 주지도 않습니다.
저희는 이걸 어떻게 활용했냐면, 박물관 근처에서 볼일이 있는데 시간이 1~2시간 정도 떠서 시간 보낼 곳이 필요하다, 그럴 때 잘 활용했어요. 잠깐 들어가서 보고 나올 건데 제값 다 주기는 너무 아깝잖아요. 양심상 올데이 구경하기는 좀 그렇고 1~2시간 때워야 할 때 시간 보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