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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푸드

콜드푸드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마트나 롯데마트에 가면 공산품 말고 금방 만든 반찬을 팔잖아요. 닭강정이나 유부초밥 같이 방금 조리한 음식 코너도 있고요. 뉴욕에도 그런 게 있습니다. 스타일은 조금 다르지만요. 


조그만 동네 슈퍼 같은 곳에서도 간판에 '델리'라고 적혀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반찬을 팔고 있다는 뜻이에요. 진열대를 따라서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한쪽에 음식이 마련돼 있습니다. 자율배식 코너 같이 생겼어요. 도대체 어디서 조리를 해오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만 식판 밑에 뜨거운 물로 김을 내서 제법 따뜻하게 제공이 되거든요. 

핫푸드 존. 450g에 9.99달러

위에 같이 쌓여있는 1회용 그릇에다 적당히 덜어가면 됩니다. 보통 1파운드 (=1lb =450g)에 저렴한 곳은 8달러, 비싼 곳은 11달러 정도 합니다. 무조건 무게로 달아요. 그러니까 고기찜 같은 걸 산다면 집게로 최대한 뼈를 빼고 산다든가, 닭고기를 사면 갈비뼈가 있는 건 최대한 피해야겠죠.


보통 라자냐나 미트볼, 감자샐러드, 호박샐러드 같이 대충 떠서 한 끼 먹을 수 있는 탄수화물 음식들이랑 오렌지 치킨, 닭강정 같이 튀긴 닭요리 같은 게 있죠. 구운 야채나 차이니즈식 볶음면 같은 것도 많이 다룹니다. 


처음에는 동네 슈퍼에 갔는데 그렇게 음식을 팔고 있으니까 너무 신기한 거예요. 밥 차리기 너무 귀찮으면 저녁 즈음에 가서 종류별로 퍼담아와서 대충 펴고 먹었어요. 그런데 참 신기합니다. 먹어보면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금방 질리는 메뉴라서 2년 동안 5번이나 사 먹었나 싶네요.

뭘 모를 때 사봤던 닭뼈튀김. 너무 짜서 절반 먹고 버렸습니다

처음에 보면 정말 먹음직하거든요. 그래서 이걸 사 먹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사는 건지를 모르겠는 거예요. 음식이 있고 그 옆에 종이상자랑 뚜껑이 쌓여 있어요. 분명 저기다 담아서 계산하는 건데 궁금한 건 계산을 어떻게 하느냐는 거죠.


우리나라 마트에서는 야채를 셀프로 담으면 바로 옆에 저울이 있고 무게 달아서 가격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여긴 그런 게 없어요. 아무리 둘러봐도 저울 비슷한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혹시 전담하는 직원이 있는데 자리를 비웠나 했어요. 한참을 기웃거려도 오는 사람은 없고.

다른 가게지만 메뉴는 다 비슷하다

그러다 다른 사람이 사는 걸 봤는데 진짜 별 거 없더라고요. 그냥 마음대로 퍼담아서 카운터로 가져가면 다른 물건들이랑 같이 계산해요. 카운터에 저울이 내장돼 있어서 음식 담은 그릇을 쓱 밀면서 지나가면 자동으로 측정이 되더라고요. 허무하죠. 저거 한 그릇 먹어보겠다고 얼마나 눈치를 살피면서 연구를 했는데.


모든 메뉴가 무게당 가격이 똑같기 때문에 뼈 있는 닭 날개 같은 건 손대지 말고 가벼운 야채샐러드 위주로 담으면 정말 한 가득이에요. 대단할 건 없지만 그렇게 사서 매장 창가에 서서 포크로 먹고 있으면 길에 지나가면서 볼 때 대단히 바쁜 뉴요커 같이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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