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조스피자

또 스파이더맨입니다만

이제는 몇 번째 나오는지 모를 스파이더맨입니다. 이 브런치북의 부제를 스파이더맨사가로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로 의미 있는 스파이더맨 스토리입니다.


마블 원작에서도 그렇고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3부작에서도 역시 스파이더맨은 피자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든요. 피자 배달하다가 사건에 휘말리고, 범인 잡느라 배달 시간이 30분을 넘겨서 배달료도 못 받고 말이죠. 나중에는 근무태만(?)으로 해고까지 당하는데 그 피자집이 바로 'Joe's Pizza'입니다. 조스피자.

브루클린에 있는 조스피자 본점(좌) 스파이더맨 2에서 해고당하는 장면(우) 빨간 차양이 똑같군요!

본점은 브루클린에 있다고 합니다만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집에서 가까운 곳만 다녔는데요, 맨하탄 14가에 있습니다. 집에서 바람 쐬면서 천천히 걸어가면 15분 거리라서 자주 갔습니다.


미국의 피자 문화는 참 특이합니다. 피자를 조각으로 팔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커다란 대형 쇼핑몰 푸드코트 같은 데 가지 않는 이상 조각 피자는 잘 없잖아요. 보통 피자는 판으로 배달시켜 먹는 편인데 여기는 그렇지 않아요. 출출하면 길에 널려 있는 아무 피자집이나 들어가서 한 조각 사다가 대충 서서 먹고 갑니다.

매장 가까이만 가도 피자 향기가 풍깁니다

그리고 피자가 거창하지 않아요. 무슨 고구마링이니 치즈 크러스트니 그런 거 없죠. 그냥 넓고 납작한 도우에 토마토소스 대충 발라서 치즈나 페퍼로니 같은 거 올리고 끝입니다. 우리나라 피자는 형형색색 온갖 토핑을 잔뜩 올리고 소스도 뿌려서 한 조각 집으려면 온통 후두둑 떨어지잖아요. 


그러다 보니 보기에는 맛있어 보이지만 길거리에서 간편하게 먹기에는 부담스럽죠. 식당이나 집안에서 먹는 쪽으로 특화된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미국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특이한 거일 수도 있겠네요.

매장 안은 상당히 좁아서 앉을 곳은 3자리 정도입니다

할튼 조스피자는 그중에서도 정말 대충 만든 것처럼 생겼습니다. 납작하고 볼품없어요. 그런데 정말이지 무지하게 맛있습니다. 얼마나 맛있냐면, 한 조각 샀으면 얼른 나가야 해요. 근처에서 얼쩡거리다 다 먹으면 반드시 또 사게 만드는 맛이거든요. 


한 번은 그래서 사자마자 먹으면서 빠른 걸음으로 가게에서 멀어졌는데 결국 다 먹고 온 길을 되돌아가서 한 조각 더 샀죠. 정말 바보 같네요. 치즈랑 페퍼로니가 정말 맛있습니다.

먹던 거라 죄송합니다만 이렇게 생겼습니다. 볼품없죠

사이즈가 크긴 한데 그래도 한 조각이거든요. 그게 3~4달러 정도 하니까 5천 원 조금 넘어요. 푸드코트 같이 싼 곳은 한 조각에 0.9달러 짜리도 팔거든요. 그에 비하면 조금 비싼 편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지만 저 한 조각 안에 짜고 달고 새콤하고 그리고 오감 중 하나로 표현하기 어려운 맛까지 다 들어가 있습니다. 게다가 쫄깃하기까지 하니까 맛이 없을 수가 있나요.

영화배우는 바로 알아보겠는데 가수는 잘 모르겠어요

식사 시간은 물론이고 아닐 때도 그야말로 문전성시입니다. 줄 서 있다가 차례 되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주문해야 돼요. 어차피 주문할 수 있는 메뉴는 지금 카운터에 진열해 둔 피자 중에 골라야 하거든요. 아니면 다음 판이 구워져 나올 때까지 따로 옆에 나와서 대기해야 합니다. 


예전 사진 들추니까 꼭 사진에서 피자 냄새가 나는 것 같네요. 

이전 28화 조깅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