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꽃으로 인내하기

슬픔의 바다에서 유영하기(6)

by 조모비

우리가 다른 사람을 용서해야 하는 까닭은 결국 그 칼끝이 자기를 향하기 때문입니다.


네, 맞습니다. 결국 저는 그들을 미워하는 제가 싫어졌습니다. 동화 속의 괴물이나 악당처럼 완전히 악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나를 사랑하기까지 합니다. 그들을 미워하는 내 마음은 죄책감과 슬픔 속에 잠깁니다. 그러나 용서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왜 이런 작은 일로 상처받냐며 다시 나를 나무라봅니다. 사실상 ‘왜’는 불필요한 질문입니다. 왜 상처받았냐니요. 나는 본래 여립니다. 그렇게 태어났는지 길러졌는지 알 수 없으나 나는 이미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상대를 찌르지 못해 나는 나를 다시 깊이 찌릅니다. 왜 용서하지 못하냐고.


진정한 용서는 사과를 받았을 때 가능합니다.


나는 이 대목에서 왈칵 눈물을 흘렸습니다. 입술을 꽉 깨물고 눈동자를 천장으로 굴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눈물이 가득 차 또르르 뺨을 타고 내려버렸습니다. 다행히 휴지가 내 앞에 있었습니다. 재빠르게 닦아내도 속수무책입니다. 내가 이 말을 위로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나는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용서가 어려운 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사과를 요구하기도 어려운 분과 사과해 주지 않는 분을 나는 용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사과받아서 뭐 하냐고. 어린애 같다고. 그러나 나는 항상 생각해 왔습니다. 사과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용서할 수 있는지. 사과만 하면 나는 기꺼이 그들을 용서할 것입니다. 나는 용서하고 싶습니다. 정말로 그러합니다. 그러나 미안했다고 말해주지 않습니다. 사과하지 않는 이들을 용서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가르쳐 주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사과하지 않는 이들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습니까.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나는 존귀한 자입니다. 나는 용서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나 자신을 사랑하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겠습니다. 나는 그 사랑의 힘으로 용서 대신 ‘인내’ 해 보려고 합니다. 사과하지 않는 그들도, 그러나 영원히 안 만날 수 없는 이 상황도 모두 인내해 보려고 합니다. 내 마음이 사랑의 꽃으로 가득 해지든지, 언젠가 사과를 받게 되든지 하는 그때가 오면 완전한 용서가 이루어지겠지요. 그날을 기다리는 인내 또한 해 보지요. 그러니 나에게 사랑을 보내주세요.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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