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당신 : 부서 동료
‘고요 속의 외침’이라는 오락 프로그램의 한 코너가 있었다.
지금도 가끔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것 같다.
출연진 모두가 큰 소리가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낀 상태에서 앞사람이 외치는 문장이나 단어를 그대로 뒤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해서 맨 뒤의 사람이 문장이나 단어를 맞추는 게임이다.
맞출 확률은 평균 1건도 되지 않았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말하는 ‘노이즈(noise)’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전달하려는 것을 수신자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원인 중에 노이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된다.’는 것 또한 노이즈 때문이다.
회사 규모를 막론하고 블라인드(Blind) 앱의 등장으로 인해 과거와 달리 엄청난 속도로 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 속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정말 엄청 빠르다.
동료와의 그 어떤 장벽 없이 나눈 얘기가 며칠 후 다른 부서원들이 말하거나 블라인드에 글이 올라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친한 동료가 말하는 것은 아무렇지 않은데, 자기와 전혀 관련 없는 다른 부서원들이 말하면 매우 불쾌하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다.
분명 자신의 얘기를 들은 동료가 거리낌 없이 다른 동료들에게, 그 동료들이 다른 부서원들에게 아무런 생각 없이 전달하기 때문에 그러한 일이 발생한다.
그 소문을 퍼뜨린 제공자를 쉽게 찾을 수 있으나,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를 따지기는 어렵다.
그동안 쌓아놓은 인간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지기 때문이다.
공든 탑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동료의 말에 귀를 기울이되 이것을 비밀로 해야 할지, 지나가는 말로 다른 동료들에게 말을 해야 할지는 충분히 생각하라.
무심코 던진 돌멩이 하나로 인해 개구리가 죽을 수 있다.
사람들은 남의 말을 쉽게 하면서, 자신과 관련된 말이 나오면 민감하다.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은 ‘~하더라 통신’이다.
본인이 확인도 하지 않은 근거도 없는 말을 퍼뜨려 무고한 동료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라.
다른 부서원의 얘기는 더욱 하지 말아야 한다.
언젠가 그 사람과 당신이 같은 부서원이 될 수 있다.
그 서먹한 관계를 어떻게 풀 것인가.
쉽지 않다.
주변의 모든 것을 말하는 분들에게 고한다.
자기가 아프면 남도 아프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진리는 너무도 당연하여 쉽게 잊어버릴 수 있지만, 그것을 지키면 훗날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Dall-E 이용, Prompt: 한 명의 20대 남성이 다른 20대 여성에게 귀에 무슨 말을 있다. 사무실 안의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