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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장군 Sep 30. 2024

(28) 부탁만 하는 동료에게 과감히 얘기하라

두 번째 당신 : 부서 동료

온라인 취업포털사이트인 《사람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그중 ‘자신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자주 떠넘기는 동료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68.8%가 ‘그렇다’고 응답하였다.

어쩌면 우리를 가장 짜증 나게 하는 동료가 바로 ‘부탁만 하는 동료’일 것이다.

뺀질이나 느림보보다, 인사하지 않는 동료나 후배보다, 동료들의 칠정에 전혀 관심 없는 동료보다 더욱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것이 부탁만 하는 동료이다.

공자가 말했다. 

논어에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 (己所不欲 勿施於人)’라는 구절이 있다.

공자는 사람들의 인(仁)을 강조하였다.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 조건적이고 목적적인 사랑이라는 것이다. 

잘못한 것은 미워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학 후배인 A가 신입사원일 때의 얘기다.

2년 먼저 입사한 부서 선배가 있었는데, 그 사람은 A에게 자신이 처리해야 할 일을 상당 부분을 A에게 맡겼다. A군은 순진하게도 선배의 일을 묵묵히 이행하였다.

게다가 그 양반은 소위 ‘칼퇴근’의 신봉자였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정시 퇴근을 한다.

칼퇴근의 이유가 학원에 가거나 운동을 했다면 정말 조금이라도 참을 수 있었으나, 클럽에서 만난 여성과의 데이트나 친구들과의 술 약속 때문인 것을 몇 달 후에 알았다.

그것도 그 선배의 일을 도와주기 위해 선배 책상에서 일을 하던 중, 불쑥 등장한 카톡창에 올라온 문자를 우연히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랴.

할 말을 하고 싶어도 하늘과 같은 직장선배인 것을.

부서장에게 얘기를 하고 싶었으나 부서의 평화를 위해 참았다고 한다.

그리고 선배의 일을 도움으로써 자기도 업무를 빨리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법.

그 선배가 부서장에게 야단 맞고 난 후, 자기가 처음부터 잘못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다짜고짜 화를 내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다가 점심 식사 때도 화를 내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나이도 두 살 차이겠다, 성깔 있는 A였던 터라 부서원들이 있는 앞에서 그 선배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때린 것이다.

그리고 욕같이 붙여 가면서.

주위의 동료들이 말렸다.

그러나 그 사건은 식당에 있던 다른 부서원들의 입을 통해 부서장 귀에 흘러 들어가게 되었다.

부서장은 둘을 불러 놓고 자초지종을 물었다.

꿀릴 것이 없었던 A는 그동안 자신이 그 선배를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말했다.

대략 20분이 지난 후 부서장은 다음과 같은 결단을 내렸다.

일단 선배를 때린 A에게 경위서를 쓰게 하고, 선배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그다음 그 선배에게 그동안의 성과를 모두 A군에게 주겠으며, 인사고과 때 반영하겠다고 하였다.

그 사건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서먹해졌지만 세월이 약인 법.

지금은 서로 아끼고, 가끔 논쟁을 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본인이 하기 싫은 것은 남들도 하기 싫다.

정말 물리적 시간이나 능력이 부족해서 조금 도와달라면 이해한다.

그러나 동료의 업무를 방해하면 안 된다.

회사나 부서가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라면 부서장이나 다른 선배에게 먼저 도움을 청해야 한다.

그들은 다양한 업무를 통제하는 직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부서원들이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다.

그들이 당신의 업무처리에 애로사항이 있음을 먼저 알고, 이를 부서원들의 업무 상황을 보면서 분배를 해야 한다.

다소 기계적인 느낌은 있으나 샐러리맨은 모두 바쁘다.

동료가 커피 마시는 것은 한가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잠시 쉬면서 다음의 업무를 생각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잠시 쉬는 것을 ‘저 친구는 조금 한가한 모양이군.’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위에 보고를 해야 한다.

“저 친구에게 도움을 청할까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말하는 것도 좋다.

그래야 당신이 추후에 어려움을 겪을 때 부서장이 그 친구에게 도와주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Midjourney 이용, Prompt: 회사 계단에서 30대 남성이 20대 남성에게 부탁하는 장면, 20대 남성은 거절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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