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곱 살인 첫째는 여전히 아빠와의 숨바꼭질을 즐긴다. 장롱과 벽 틈새에 숨고, 창가에 둔 피아노와 유리문 사이에 숨고, 잠들기 전 겹겹이 깔아 놓은 이불을 둘둘 말고 그 속에 김말이처럼 들어가 숨는다. 겨우 옹알이를 하던 시절부터 즐기던 숨바꼭질이었던 것 같다. 아이의 키가 자라고, 내 눈가에 잔주름이 생긴 것만 뺀다면 모든 것이 예전과 같다.
나와 아이들의 유대가 지금 이 순간의 숨바꼭질만 같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차차 나이를 먹을 것이고, 아이들은 머리가 크며 구세대인 아버지의 통찰력이나 지능이 신뢰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감할 것이다. 나는 재력가가 되는 것을 삶의 목표로 두지 않아서, 아이들로부터 구두쇠며 짠돌이란 소릴 들을 것이다. 쓸데없는 염려가 앞서는 소방관 특유의 소심함 탓에 잔소리꾼이라 눈총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너희들의 꼭꼭 숨은 심정을 헤아리는 건 매번 숨바꼭질 같은 일이 될 것이고, 나의 시야가 닿지 않는 까마득한 청춘의 미지 속에 숨어 있는 진의를 발견하기 위해서 나는 늙은 머리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것이다. 그래도 그 일이 지금처럼 서로가 서로를 향한 애정을 담뿍 담은 놀이 같은 것이라면 나는 한 없이 기쁠 것만 같다.
백발이 성성한 내게, 너희들은 종종 숨바꼭질을 하자 스스럼없이 말을 건넬까. 아빠는 참으로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