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반가운 손님이었다. 반가운 얼굴이지만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 아이는 하루에도 수 차례씩 경련을 하고 어떤 날은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 구급차를 부르는 일이 잦았다. 희귀병이었다. 일반적으로 2세 이전에 아이의 목숨을 빼앗는 무서운 병이었다.
못 본 사이에 아이는 키가 더 자라 있었다. 여전히 팔다리엔 힘이 없어서 여느 때처럼 엄마 품에 안긴 채로 구급차에 올랐다. 엄마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내게 아이를 맡긴 적이 없었다. 다른 손이 닿으면 부서지기라도 할 것처럼. 가는 햇살을 엮어 만든 예술작품 같은 아이를 떨리는 손으로 꼭 끌어안았다. 아이는 아는 아저씨 얼굴이라 맘이 놓였는지 산소마스크 너머로 씨익 웃었다. 아이 엄마와 나도 긴장이 풀려 살짝 웃었다.
바보들은 너를 비극이라 말한다. 그리고 내게 비극을 전시하지 말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너는 비극이 아니다. 네가 태어난 순간부터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너는 너의 존재 자체로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