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남의 일이 아니었구나

점심 메뉴의 제일 저렴한 금액이 8,000원이라니

by 목하사색


오늘 날씨는 정말 완연한 봄 날씨 같았다. 어제 오후에 나가서 새벽에 퇴근한 남편은 느지막이 일어났고 점심 식사를 챙기려니 마땅하게 메뉴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 점심을 먹기 위해 남편과 함께 집 앞 먹자골목으로 갔다.

집 앞 큰 도로를 건너면 제법 큰 먹자골목이 있다.

결혼 전에 친구들을 만나거나 연애할 때도, 신혼 초에도 가끔씩 들리던 곳이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먹자골목에 갈 일이 없었고 아이들이 제법 큰 요즘에는 가끔 그곳에 들려 음식을 포장해 오곤 했다.

오늘은 막상 식당 안에서 점심 식사를 하려고 하니 마땅히 들어갈 만한 곳이 없었다.

하긴 코로나 시작하고 나서는 거의 대부분 집 밥만 해먹고 배달음식을 주로 시켜 먹었으니 음식점에 들어가서 먹는 것 자체가 어색해진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




선뜻 고르지 못하고 한참을 걷다가 들어가게 된 음식점은 저녁에 고기와 주류를 판매하고 점심에는 일반적인 점심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이었는데 내가 만들 수 있는 흔한 메뉴들 중 제일 저렴한 식사의 금액이 8,000원이었다. 그 음식점의 점심 식사의 평균 금액은 8,000원에서 9,000원 정도였다.

가끔씩 강남이나 교대에서 지인들을 만나 점심 식사를 하면 10,000원 정도였지만 서울의 중심지였고 음식이 고급스럽게 나와서 그 금액이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 근처 먹자골목의 흔한 점심 메뉴의 제일 저렴한 금액이 8,000원이라니 금액을 보고 너무 놀라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주로 강남에서 직원과 함께 일하는 남편은 점심 식사가 8,000원이면 꽤 저렴한 편에 속한다고 말한다.

내 기억 속에 점심 식사의 금액은 6,000원에 머물러 있는데, 아니 5,000원을 주고도 제법 많은 음식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식재료를 최대한 할인받아 구입하면서 한 달 식비 지출을 초과하면 단지 이번 달은 식비 지출을 많이 했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직장인들이 날마다 소비하는 점심 식사의 가격을 보고 비로소 물가가 올랐다는 말을 절감했다.

어쩌면 물가가 올랐다는 것보다 돈이 흔해져서 돈가치가 떨어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뉴스에서 자주 듣는 인플레이션, 오래간만에 집 밖의 음식을 먹은 아줌마를 정신차리게 해 줬던 하루였다.


※인플레이션 : 화폐가치가 하락하여 물가가 전반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 종래에는 인플레이션을 통화팽창이라고 보았으나, 최근에는 물가수준의 지속적 상승 과정으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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