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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Apr 14. 2022

잠시 공동운명체에서 벗어나고 싶다

하루라도 나만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다면


  서른을 한 해 앞둔 스물아홉 5월의 어느 날, 학교 동문회에서 남편을 만났다. 6개월 동안 설레는 연예를 했고 그 후 6개월 동안은 결혼 준비만 하다 다음 해 5월, 우리는 결혼했다.

  결혼하고 신혼일 때는 서로 하고 있는 일의 특성을 이해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패턴을 인정해 줬고 억지로 상대방을 자신의 모습처럼 변하게 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러다 남편이 먼저 시작한 음식점을 함께 하게 되면서 각자의 독립된 시간은 줄어들고 삶의 패턴이 비슷하게 맞춰지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 종일 함께 있어서 좋았지만 그만큼 부딪히는 일도 많이 생겼다.




  그렇게 정신없이 신혼의 시간이 흘러가 버리고 어느새 두 아이를 엄마가 되고 나서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였던 것처럼 예전 생각을 잊고 살았다. 

  사랑으로 결실을 맺은 소중한 가정에서 아내이자 엄마인 내가 좀 더 희생하고 노력하면 더 견고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 가정을 꾸린 공동운명체라는 이름으로 남편은 가족을 위해 일을 하고 나는 전업주부의 삶을 택했다.  

  지금까지 아이들의 일정, 남편의 일정, 시댁의 일정에 맞춰 내 시간의 대부분을 써 왔다.

  이제 아이들이 제법 컸고 그전보다 나에게 할애할 시간이 생겨서일까? 아니면 내 안에 잊고 있던 이기적인 생각들이 고개를 들어서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하루가 짧게만 느껴지는데 하루 중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은 몇 시간쯤 되는 걸까? 




  오늘 문득, 공동운명체라는 이름으로 미뤄두었던 나의 시간들을 나만을 위해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루라도 나만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다면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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