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목하사색 Apr 15. 2022

꽃비가 내리는 날, 누군가의 배려

배려해 주는 당신이 있기에 오늘도 감사했습니다


  지난주는 미처 준비하지 못한 여름이 찾아온 것처럼 한낮의 기온이 무섭게 상승했다.

  한 여름 나 혼자 긴팔을 입고 나간 것처럼 갑자기 찾아온 무더위에 지금이 몇 월인지 잠시 헷갈릴 정도였다.

  목련은 활짝 피어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벚꽃은 활짝 피어 내가 들어가 있는 단톡방 사람들은 각자 살고 있는 지역의 아름답게 만개한 벚꽃 사진들을 올려주었다.

  우리 집 앞길과 집 옆에는 벚꽃 나무들이 많이 있어서 굳이 꽃구경을 하러 멀리 가지 않아도 만개한 벚꽃을 실컷 구경할 수 있었고 봄이 왔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 이번 주로 접어들면서 비가 오고 바람이 불더니 결국 만개했던 벚꽃이 꽃비를 뿌리며 떨어져 내렸다.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도 내려가더니 다시 겨울을 맞이한 것처럼 마음을 움츠리게 했다.

  집 앞에 만개한 벚꽃을 멀리서 볼 때는 좋았는데 꽃비를 뿌리며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유리문이 열릴 때마다 세찬 바람을 타고 1층인 우리 집 현관 앞까지 벚꽃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침, 저녁으로 쓸어냈지만 다음 날 아침이 돼서 현관문을 열면 어김없이 불청객처럼 찾아와 있었다.

  이제는 벚꽃도 불쾌해지려는 찰나 어느 때처럼 현관과 건물 앞을 쓸어내려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현관 앞이 어느 정도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바람이 덜 불어서 벚꽃이 들어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건물의 누군가가 먼저 출근하면서 한 번씩 쓸고 가지 않았을까라는 혼자만의 예쁜 착각을 해본다.

 



  그러고 보면 알면서도 모른 척, 때론 정말 모르고 지나친 적도 있겠지만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배려를 받으며 살아오고 있는 걸까?

  봄에 내리는 꽃비와 가을이 되어 떨어져 내리는 낙엽과 겨울이 되면 쌓이는 눈들은 나도 쓸어내지만 내가 보지 않는 그 시간엔 누군가도 쓸고 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과 소통하며 더 바빠진 하루를 보내면서 자기만 알고 넘어가도 되는 정보를 나누고 함께 공유하는 사람들로 인해 기쁨은 배가 된다.

  나도 누군가를 배려하려고 노력하지만 나도 누군가의 따뜻한 배려로 인해 지금껏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다. 




  나 혼자가 아닌 너와 함께 살고 있는 지금 현재, 우리가 함께 하기에 더 빛나는 삶, 배려해 주는 당신이 있기에 오늘도 감사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현명한 관계 정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