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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May 24. 2022

꾸준함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길

아이에게는 좋은 변화의 씨앗이 될 것이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된 큰아이는 잠이 많다. 태어나서는 끊임없이 울어대기만 해서 초보인 엄마와 아빠의 진땀을 빼기도 했지만 뱃고래가 커진 돌 무렵부터는 넉넉히 먹이고 재우면 저녁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밤새 깨지 않고 통잠을 자 주었다. 

  둘째가 태어나면서 조금씩 취침시간이 늦춰지긴 했지만 최대한 밤 9시에는 재우려고 노력했다. 

  그 후로도 여행을 가거나 손님들이 집으로 놀러 와서 취침시간이 늦어지게 되더라도 밤 10시가 되면 밀려드는 잠을 못 이겨 방 안에 들어가 잠을 자곤 했다.

  코로나로 인해 가정학습과 함께 활동이 줄어든 2년 동안 아이들의 취침시간은 자연스레 늦춰졌고 이제는 학교와 학원을 병행하다 보니 빨리 잠자리에 들더라도 밤 10시가 넘는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고 잔소리를 해도 자정 12시가 돼서야 잠이 들어서 아침 8시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아침식사를 간단히 먹고 등교를 한다.




  그런 큰아이가 몇 주전 아침에 운동하는 학교 티볼 동아리에 지원했다. 티볼 동아리 모집 소식이 학교 e 알림이에 올라와 있길래 슬쩍 물어봤더니 당연히 지원하려고 신청서도 받아왔다며 나에게 내민다.

  티볼 동아리에 입단하려면 며칠 동안 아침 8시까지 가서 입단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며 6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7시 20분에 집을 나선다.

  15명 모집인데 30명이 지원했고 지각하거나 결석을 하면 자동으로 떨어진다며 며칠 동안 그동안 보기 힘든 긴장감이 감돌더니 하교하면서 티볼 동아리에 붙었다며 나에게 전화를 한다. 



 

  그렇게 큰아이가 학교 티볼 동아리에 입단한 지 2주가 되어간다. 잠이 많은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노력해서 들어간 티볼 동아리라 그런지 더 이상 일찍 자라는 잔소리와 아침부터 깨우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너무 일찍 나가려는 큰아이를 잡아놓고 싶을 정도다.

  잠이 많은 큰아이가 일찍 일어난다는 게 그리 쉽지 않은 일임에도 본인이 좋아서 선택하고 결정한 일이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일을 계기로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생긴다면 아이에게는 좋은 변화의 씨앗이 될 것이다. 

  꾸준함의 성과는 쉽게 드러나진 않지만 큰 아이의 꾸준함이 살아가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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