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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Jan 22. 2022

온기를 불어 넣어주는 힘, 밥심


흔히들 한국 사람들은 밥심으로 산다고 한다.

결혼 전에 나는 아침 식사를 자주 걸렀고

회사에서 먹는 점심 식사는 밥이 아닌

다른 메뉴를 선택할 때도 많았고

특별한 약속이 없는 날엔

저녁식사는 거의 하지 않았다.

어른들은 밥을 먹어야 밥심이 난다고 말했지만

나에게 밥은 단지 배고프지 않기 위해 먹는

하나의 수단이었기 때문에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밥심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결혼을 하고 나의 가정을 꾸리고

가족들을 생각하며

모두가 좋아하는 식단을 결정하고

장을 보고 식탁을 차리기까지

얼마나 큰 정성이 들어가는지 깨닫게 됐다.

집밥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함이 아닌

사랑을 전달하는 최고의 수단이 되었다.



다시 허락된 아침을 맞으며 먹는 식사는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되어준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따뜻한 집에 돌아와서

받게 되는 따뜻한 저녁식사는

그날의 피로를 풀어주는 안식이 되어 준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나누는 식사는

서로의 거리를 좁혀주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오래간만에 집에 온 출가한 자녀들을 위해

내어주는 부모님의 밥상은

안쓰러움과 대견함이 가득 담겨있다.

힘든 날 친구를 만나 넋두리를 하며

함께 먹는 식사시간은 위로가 되고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



힘들 때 먹는 밥은 위로가 되어 주고

기쁠 때 먹는 밥은 기쁨을 배가시켜주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먹는 밥은

그 시간만으로도

함께 먹는 음식을 더 맛있게 느끼게 해준다.



날마다 맞이하는 특별할 게 없는 밥상이지만

가족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평범한 일상을 나누는 지금 이 순간,

모두가 함께 같은 음식을 먹으며

힘들었던 하루의 일과를 풀어내며

또 다음 날을 기약한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밥심은

단순히 밥을 먹는 행위와

배부름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닌

밥을 먹음으로

채워지는 온기를 말하는 게 아닐까?

밥을 만들어 준 사람의 정성과

나와 함께 밥을 먹어주는 그들의 사랑과

고된 하루를 무사히 마친

스스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격려가 어우러진

따뜻한 밥상에서 만들어지는 게

밥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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