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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Oct 05. 2021

나는 내 아이들이 지극히 평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지극히 평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많은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의 흥미와 즐거움을 잃어버리고

미디어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있는 요즘,

그냥 평범하게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아이들의 평범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내 아이들의 성향 또한 잘 알고 있기에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어떤 환경과 상황을 제시해줘야 하는지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오늘 새벽,

큰아이의 지원서류를 준비하면서 

합격기준을 다시 한번 읽어보는데

이건 너무 어렵지 않을까?

괜한 일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닐까?

이로 인해 오히려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건 아닐까?

부정적인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는

아이도 딱히 열심을 보이는 것 같지도 않고

사실 나조차도 확신이 생기지 않아

일주일 동안 서류 접수를 미뤄왔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본다.

내가 왜 내 기준에서 생각하고 결정하는 거지?

아이는 해 보고 싶다고 하는데

준비하는 기회마저

내가 빼앗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아이의 최선이 내가 보기에는 미흡해 보일지라도

아이는 고작 초등학교 5학년이고

여전히 성장하고 싶어 하는 나보다

성장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더 많이 남아있다.   


시작할 용기가 없어서 주저하고

기회가 와도 게을러서 흘려보내는 나보다

그 아이의 최선으로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오늘 새벽 늦게 잠이 들고 밤새 꿈을 꿨다.

정작 당사자는 덤덤한데

엄마인 내가 부정적인 감정으로 포기했다가

떨어지더라도 한번 도전해 보자며 결심했다가


아이를 내 안에서 독립시키고

남의 아이 보듯이,

내 집에 초대되어 온 손님을 대하듯이

존중하자고 다짐하지만

내 뜻대로 안 될 때는 정말 답답하다.


어떤 결과가 되던지

준비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얻는 것이 있을 테고

실패하더라도 경험해보는 것이

아이를 한 뼘 성장시켜 주리라.


엄마는 아이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꿈을 향해 가는 아이가 지치지 않고

힘들다고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주며 안내해주는 역할일 ,

온전한 선택은 아이의 몫으로 남겨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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