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산의 정상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면 좀 과장해서 하루 종일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한걸음 한걸음 가다 보면 처음에는 발바닥에 집중되어 있던 신경과 느낌이 점점 흩어져 사라진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걷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않게 되고,
마치 나와 나를 둘러싼 배경만이 존재하는 신비한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난 그 공간을 사랑하는 것 같다.
대학 시절부터 종종 이루어지는 도중하차
즉, 버스를 타고 가다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약속 장소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내려 걷기 시작하는 일
어디를 가던지 가능하면 조금 더 걷는 것을 선택하는 일
나에게는 일상인 걷기
상황이 허락하는 한 시간을 내어 나무도 있고 흙도 있는 공간을 걷는다.
'산책길에서 만난 벤치'
코치로서 나를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는 조용한 곳에서 산책을 하다가 그림과 같은 벤치를 만날 때가 종종 있다.
그 벤치에서 잠시 쉼을 얻으면서 바깥세상의 소음을 끊고
현재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 고요하고 평안한 장면으로 옮겨 간다.
코칭이 진행되는 동안 코치인 나는 그 벤치를 둘러싼 배경이 되어준다.
산책 길에서 만난 벤치에 앉아 쉼을 누리며 의식의 전환을 경험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