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사랑하는 너에게
오늘 영등포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타임스퀘어 책방을 돌다가 책을 한 권을 발견했다. 검은색 표지의 그 책을 보고 나는 멈춰 서서 웃었다. 나는 네 생각이 났다. 바로 그 책을 골라 집어 카운터로 갔다. 너에게 선물해야지 생각하면서.
네가 사는 집 근처를 지나가다가 고민했다. 만나자고 연락을 할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꽤 늦은 것 같아 그냥 너희 집 부근을 지나쳐 지하철역으로 갔다.
나는 너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너에게 선물할 책을 한 권 샀다. ㅎ”
고등학생 시절에 매번 머리카락에 예민했던 너. 머리 마사지를 하던 너.
너는 내 마음을 이해해준다. 내가 힘들 때 너는 언제나 내 편이었다. 나는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안다. 나는 너를 알아서 행복하다. 네가 나의 친구라 행복하다.
고맙다. 내 친구야.
지하철 역으로 돌아가면서 네가 사는 영등포 근처로 이사를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데 너에게 카톡이 왔다.
"뭐야? 무슨 책인데?"
너의 질문에 나는 짓궂게 대답했다. 네가 아마 엄청 좋아할 거라고.
네가 이 책을 받아 들고 폭소할 모습이 자꾸만 상상이 간다. 너의 웃는 모습 한번 더 보려고 오늘 너에게 줄 책 한 권 가방에 덜렁덜렁 담고 싱글벙글 웃으며 집으로 향했다.
탈모는 노 프라블럼이지만 그럼에도 너의 헤어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그대로 그 자리에 붙어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