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은 신기합니다. 밝은 갈색인데 어두운 노랑 앞에선 한없이 어두워 보입니다.
분명 밝은 하얀색인데 어두운 하늘색 앞에서 색이 없어 보입니다.
세상살이하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는 어떤 색일까.
색이 없으면 어쩌지.
더러 초조해도 보았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까 그냥 나는 '나'라는 색이었나 봅니다.
누군가에게는 밝고
누군가에게는 어둡고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럽고
누군가에게는 괴롭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나'라는 이름의 색.
가끔 나와 다른 색을 보고
그저 잘 어울리지 않는 색일 뿐인데
나쁜 색이라고 손가락질도 해보았습니다.
저 색에 물들면
내 색이 사라질 거야
두려워도 했습니다.
다 지나고 나서보면 그저 모두가 '나'라는 이름의 다른 색일 뿐인데 말입니다.
멀리서 누군가 우리들을 보면 이렇게 말할 겁니다.
"참 아름다운 색들의 향연이다."
우린 갖가지 색으로
어디선가는 빛나고
어디선가는 어둡고
그 어딘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내는 어떤 아름다운 향연 속에 흔들리는 존재인가 봅니다.
노랑이 파랑을 만나면 초록이 되듯이
우리라는 색에도 답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답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는
결국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는 건 딱 한 가지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을 기억하려 애씁니다.
우리 모두가 가진 '나'라는 고유한 색은
없어서는 안 되는 색이라는 사실.
형태가 어떻든 모습이 어떻든
소중한 그런 색.
우리 모두가 지닌 '나 자신'이란 고유의 색이
너의 색과 함께 살아가는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너를 보고 어두웠었는데 밝아졌다 말하고
언젠가 너를 껴안고 초록이 보고 싶었다 말하는
그런 색을 지켜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우린 언젠가 껴안던 때를 상상하며 생각할 겁니다.
"참 아름다운 색들의 향연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fgAd6iHA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