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보지 말아야 한다. 시간을 빼앗는 귀신도 그런 귀신이 있을까. 오늘 아침, 유튜브 채널 ‘정재경의 초록생활’에 댓글을 달다, 삼천포로 빠져 19분을 썼다. 반짝이는 알림 버튼은 도무지 나가기 힘든 진흙 바닥 같다. 조승연 작가 역시 유튜브 채널에서 아침엔 스마트폰을 보지 말라는 조언을 한 적이 있다. 시간이 금세 한 시간 지나가 있다고.
오늘의 시작은 6시 19분. 뿌연 공기를 마주하고 달리기를 시작한다. 컨디션은 괜찮은데, 길을 달리는 데 뭔가 이상하다. 사람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는 뉴스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운동하시는 분들은 99%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신다. 마스크 미착용 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뉴스를 보았다.
새벽 운동엔 마스크를 써 본 적 없어 무심결에 그냥 달려 나왔다. 하지만, 그래도, 시기가 시기인 만큼 다시 돌아가야 하나 한참을 망설이다 1킬로미터쯤 온 걸 알게 되었다. 1킬로미터를 돌아가 마스크를 쓰고 다시 달려야 하나 잠깐 고민한다. 발걸음을 뒤로 돌렸다가, 다시 앞으로 움직였다 서너 번을 한다. 하지만, 이제 집에 다녀 오긴 애매하다. 그냥, 사회적 거리두기 2미터를 지키며 전속력으로 달려 보기로 한다.
아무래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거의 없다. 나무가 갓 짜낸 고소한 향기를 맡으려 새벽 운동을 하는 것인데...... 아쉽다. 하는 수 없이 미친 듯이 빨리 달려 3킬로미터를 채운다. 생일날 달리기를 했다며 칭찬 메달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