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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항생제

웰니스 가이드 초록생활

by 정재경 식물인문학자 라이프리디자이너

피톤치드의 유래


피톤치드는 ‘식물’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phyto’와 ‘죽이다’라는 라틴어 ‘-cide’가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입니다. 러시아 레닌그라드 대학교 생화학자인 보리스 P. 토킨 박사에 의해 처음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살며 사계절의 변화를 음식으로 표현하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생각나는 장면 중 하나가 있습니다. 장마철이었는데, 나무 주걱과 도마에 새까만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그러자 주인공이 목에 수건을 감고 벽난로에 장작을 때는 장면이 있습니다.


장마철처럼 고온다습할 땐 곰팡이가 순식간에 사물을 뒤덮곤 합니다. 그런데 살아있는 식물에겐 곰팡이가 접근하지 못 합니다. 알고 보면 식물은 자기를 방어하는 물질을 뿜고 있는 것입니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자기를 방어하는 천연 항균 물질입니다.


일상 생활에서 응용되는 피톤치드


우리나라에서 고수로 불리는 야채가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샹차이(香菜), 태국에서는 팍치(Pak Chi) , 서양에서는 실란트로로 불립니다. 세계에서 폭 넓게 사용되는 향신료입니다. 혹시 고수를 좋아하시나요? 고수는 특유의 향 때문에 호 불호가 강한 야채입니다. 저는 고수를 좋아해서 샌드위치에도 넣어 먹고, 국수에도 넣어 먹고, 실내 텃밭에서도 키우며 틈틈이 뜯어 먹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이 고수의 향기는 피톤치드일까요, 아닐까요?


피톤치드입니다. 고수의 피톤치드는 도데세날(Dodecenal)로, 식중독균을 죽이는데 일반적인 항생제보다 더 강력할 정도입니다. 태국, 베트남 음식에 고수가 자주 사용되는 건 맛도 맛이지만 더운 날씨 때문에 식중독 발생 확률이 높아지니까 살균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늘 냄새는 피톤치드일까요? 아닐까요? 피톤치드입니다. 마늘 냄새의 주요 성분인 알리신(Allicin)으로 살균 및 항균 작용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마늘의 알리신은 마늘 속에 있는 '알리인'이 알리나아제 효소에 의해 '알리신'으로 변화된 성분으로 시간이 흐르거나, 70~80도 이상의 기름에서 잘 형성됩니다. 따라서 마늘의 피톤치드인 알리신 성분을 충분히 흡수하려면 마늘을 자르거나 빻은 후 15분 이상 지난 다음 기름을 사용하여 요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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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쓰는 사람. 10년간 식물 200개와 동거하며 얻은 생존 원리를 인간 삶에 적용, 식물인문학 기반 라이프 리디자인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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