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가드닝 | 뭐 해서 먹고살지?
관리자 페이지에 로그인한 다음 새로고침 버튼을 누를 때마다 주문량 빨간 그래프의 키가 쑥 자랐습니다. 100만 원, 200만 원, 1000만 원, 1200만 원. 초보자의 행운이 따랐습니다. 텐바이텐 입점 후, 1300K, 바보사랑 등 수많은 사이트에서 종이테이프 입점 문의가 쏟아졌습니다.
종이테이프가 매력적이었던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소품을 리폼하기 좋았기 때문입니다. 구름무늬, 딸기 무늬가 귀여워 가위로 툭툭 잘라 사용하면 스티커처럼 활용도 가능했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막내 동생이 말하길 친구들이 “종이테이프는 더리빙팩토리가 예쁘다”했다며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초등학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는 것은 유행 아이템이 됩니다.
상품이 부족해 공급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한편으로는 상품이 없어 약속을 못 지킬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종이테이프가 언제까지 인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도 있었습니다. 이 상품은 우리만 가지고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가격결정권을 가질 수 있었는데, 도매거래처에서 공급받는 상품은 플랫폼 입점 수수료와 마진을 확보할 수 없어서 이윤을 확보하려면 다른 루트를 찾아야 했습니다.
동대문, 남대문, 방산시장, 화곡동 도매시장을 틈날 때마다 돌아보는데 뾰족한 상품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던 그즈음, 신문을 보다가 중국에 큰 도매시장이 있다는 기사를 만났습니다. ‘이우’라는 곳이었는데, 상해에서 가깝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일단 거기까지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고 인맥을 수소문했습니다.
상하이에서 유학 중인 동생 친구의 동생을 찾아냈습니다. 그 친구 이메일 주소를 받았고, 사정을 설명하고 함께 가 줄 수 있느냐 물었습니다. 흔쾌히 환영하는 메일을 확인하고, 바로 카메라 두 개, 노트북 한 개, 텅텅 빈 이민 가방 한 개를 트렁크에 넣어 바로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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