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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200개와 함께 사는
온실 같은 집

50여 종, 200여 개가 만들어 내는 지속 가능한 공기와 꿈

포털 사이트 일기 예보에 미세먼지가 보통이라고 떴던 어떤 봄날의 밤, 덥네. 하고 무심결에 창문을 다 열고 잠이 들었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 잠이 깼어요.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그 기분. 정말 무서웠어요. 그날 밤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실내공기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미세먼지에 예민하신 분들은 벌써 카페를 만들어 미세먼지 수치라던지 하는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계셨습니다. 


저와 아들은 호흡기가 약해서 미세먼지가 많은 날을 금방 알 수 있어요. 자라면서 그다지 잔병치레도 없던 아들이 갑자기 새빨간 코피를 흘리는 날엔, 뿌연 공기 속에서 운동했던 날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그런 날 열심히 일하고 돌아온 저는 초저녁부터 쓰러지듯이 잠이 들었고, 등 뒤 폐 쪽이 뻐근하게 아팠어요. 주변 분들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시지만, 유난하다기보단 그 부분이 약하고 예민한 거 같아요. 


미세먼지는 바이러스처럼 면역을 강화한다고 해서 이겨낼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 배기 가스나 담배 연기 같은 유해물질이라고 스스로 인식을 바꾸고, 너무 심한 날은 마스크 쓰고 외출하며 관리하고, 창문을 닫고, 매우 심한 날은 외부활동을 줄이니 코피가 나거나 등이 아픈 것 같은 타격은 줄었어요. 그러다 보니, 깊은 숨을 쉴 수 있는 큰 공기탱크가 갖고 싶었고, 집에서도 산 냄새, 나무 향기가 나는 신선한 공기가 마시고 싶었어요. 


마침 주택으로 이사하게 되었고, 이사 후 1년 남짓 지난 지금은 식물 화분이 200여 개 됩니다. 덕분에 외부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정도라면 실내 공기는 10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신선한 공기도 주고, 청소를 매일 하지 않아도 먼지가 덜 보여 좋아요. 건조한 겨울날이지만, 가습기도 필요 없고, 식물의 싱그러운 초록색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어 평상심 유지에 큰 도움이 되어요. 자연스럽게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리빙센스 2016년 9월호. 온실 같은 집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공간. 

화분을 새로 구입했다면 꽤 큰 금액이겠지만, 사무실과 집에 원래 있던 화분들 자리를 찾아 주고, 2~3천 원 하는 포트들도 함께 키우니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지 않았어요. 1년 동안 200개로 늘어난 화분과 포트와 흙, 영양제 다 해서 총비용이 200만 원쯤 될까요. 외부 초미세먼지 200 넘나드는 경보에도 공기청정기가 가끔 돌아가고, 늘 측정기 수치한 자리 정도를 유지하는 실내 공기를 보면, 화초를 돌본 노력이 보람 있고, 뿌듯해요. 


식물은 살아있는 존재라, 증식 번식하며 지속 가능한 산소를 뿜어 주고, 함께 성장하니 지루하거나 싫증 날 틈이 없어요. 화분에 물 주고 잎따주다 보면 예상치 못한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요. 얼마 전 방문한 친구는, 식물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절 보고 욕심쟁이라고 했지만, 사실 최근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났다기보다는 식물들이 잘 자라 덩치가 커지면서 더욱 풍성해졌어요. 제가 잘 모시고 사는 덕분인지, 공간에 잘 적응한 모양입니다.  

안 쓰는 의자, 뒤집은 바구니, 서랍장 등등으로 만들어 낸 실내 화단이에요. 그럴듯 하죠! 

산소가 많은 공기는 인간의 생산성을 20% 가까이 향상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건물의 에너지 소모도 15%나 줄여줍니다. * 2010년 생태발자국 네트워크에서 발간한 ‘생태발자국 아틀라스’에 따르면 2007년 생태발자국은 1.5로 지구가 견뎌낼 수 있는 한계를 50%나 초과하고 있어요. 우리가 지속 가능한 방법을 계속 찾아 계속 일상생활로 끌고 들어와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큰 이유예요. 


식물을 키우고 싶은데 화분을 놓을 데가 없어 키우지 못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이 만나 뵈었는데요, 집이 작으면 작은 식물로 가득 채우면 되어요. 오히려 작은 방일수록 식물의 긍정적 효과는 더 빨리 느낄 수 있는 걸요. 제가 이 연재를 시작한 이유도 더 많은 분들과 지속 가능한 실내 공기를 만들고, 식물이 주는 긍정적 효과 3종 세트-공기 정화, 마음 치유, 심미적 만족감-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산소가 많은 공간은 인체 내 산소 포화도를 높여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단단한 에너지를 품고 있는, 뭔가를 계속하게 하는 식물이 가득한 공간. 저는 나무와 넝쿨로 꽉 차 정글 같은 집이 될 때까지 식물을 더 잘 키워 늘릴 생각이에요. 신선한 공기가 주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강력한 효과를 공감각적으로 체험하고 있거든요. 지속 가능한 식물 산소 탱크! 2018년 첫 프로젝트로 시작해요!  


l  카말미틀박사님 인터뷰 

l  http://topclass.chosun.com/mobile/board/view.asp?catecode=J&tnu=2017041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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