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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우 Jan 31. 2021

내가 꼭 묵어보고 싶었던 호텔들(로또야 와라)

꿈을 꾸는 건 자유니까요

1. 죽어서 천국에 가면 이런 풍경일까? - 조지아 룸스 호텔 rooms hotel kazbegi

조지아 룸스 호텔은, 가기 전부터 꼭 묵어 봐야지. 다짐, 또 다짐을 했던 곳이에요. 계획이 그렇다는 거지, 1    박에 이십만 원인 곳에서 어떻게 묵겠어요? 단기로 여행을 하면, 비싼 숙소가 부담이 안 돼요. 장기 여행자가 되면, 큰돈을 쓰기가 쉽지 않죠. 빠듯한 예산으로 알뜰히, 오래오래 다녀야 하니까요. 그래서 조식 뷔페만 먹는 걸로, 아쉬움을 달랬죠. 밥만 먹어도, 테라스에서 세상에 없는 풍경과 마주할 수 있어요. 신들의 세상에 인간이 무엄하게 침범한 건 아닐까? 거룩한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어요. 다음엔 진짜, 진짜 큰 마음먹고 묵어보려고요. 그윽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설산의 아침을 음미하고 싶어요.


2. 이렇게 예쁜 호텔을 본 적이 없음 - 베란다 하이 리조트 치앙마이 Veranda High Resort Chiang Mai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관점이야 다 다르죠. 세상에 아름다운 호텔이 좀 많나요? 저도 꽤나 봤다면 본 사람인데도, 치앙마이 베란다 하이 리조트는 인상적이더군요. 이름만 들으면 촌스러울 것 같은데, 정말 감각적이에요. 사방으로 뻥 뚫린 로비가 특히 마음에 들더군요. 꽁꽁 싸맨 호텔이 아니라, 외부에 활짝 열린 공간이죠. 도서관이 다 있더군요. 호텔에 도서관을 배치한 것만 봐도, 설계할 때부터 남다른 철학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부모님 모시고 밥만 먹고 왔는데, 하루 정도 부모님과 묵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남더군요. 가격은 이십만 원 전후로 형성되어 있어요. 외진 곳에 있으니까, 숙소에 푹 파묻힐 생각으로 가셔야 해요. 치앙마이 관광까지 생각한다면 동선이 좀 꼬여요.


3. 절벽에 매달려 자게 해 주세요 - 페루 쿠스코 Natura Vive Skylodge Adventure Suite

저는 이곳에 머물기 위해서라도 페루에 꼭 다시 한번 가야겠어요. 고소공포증은 누구에게나 있는 정도니까, 잠들 자신 있어요. 하루 정도는 잠 못 자도 안 죽어요. 뜬눈으로 밤을 새워도, 이 정도면 행복한 밤샘 아닌가요? 1박에 사십만 원 대라니까, 걱정했던 것보다는 저렴(?)하네요. 이런 곳은 예약이 가능한지가 걱정이죠. 영상으로 보니까, 캡슐이 네 개가 보이네요. 겨우 네 개면, 경쟁이 말도 못 하게 치열하겠죠? 1년 전에 예약을 해야죠. 남미를 다시 가게 된다면, 이 숙소부터 예약을 해야겠어요. 설마 절벽에서, 방이 없는데, 예약을 받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내려가 주세요. 이따위 사과를 하는 건 아니겠죠? 영상을 보니까, 철심 계단을 밟고 암벽을 한없이 올라가네요. 잠자는 게 문제가 아니라, 체크인이 훨씬 고난도예요. 그래도 래요. 살아생전 우주여행도 못할 확률이 높은데, 이런 곳에서 한 번쯤은 자줘야죠. 이틀 째면 지겨울 것 같으니까, 하루만 자겠습니다. 넷플릭스에 무선 인터넷까지 완벽 제공되면 짜증 나기도 하고, 고마울 것도 같아요.


4. 미친 풍경, 심지어 안 비쌈. 그렇다고 쉽게 잘 수도 없음 - 태국 난 사깟꼬모 8 호텔


태국 '난'은 저에게 인생 여행지예요. 뒤늦게 이 숙소를 발견하고, 하루 더 묵으려고 했어요. 예약했던 숙소도 포기하고요. 이미 빈방이 없더라고요. 심지어 영어 이름도 없어요. 그러니 한국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예약할 수가 없죠. 저는 구글맵 정보만 공유해요. 여러분이 능력껏 예약을 하셔야 해요. 이곳에서 차만 마셔도, 힘들게 온 게 후회는 안 될 거예요. 식당 겸 호텔이니까 한 번 방문해 보세요. 아침에 이 호텔에서 눈을 뜬다면,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거예요. 제가 가격을 물어봤을 땐 천 밧(약 3만 7천 원)이 채 안 됐어요. 삼만 원 전후라는 거죠. 조식은 포함이고요. 차도 렌트를 해야 하니까,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죠. 다른 여행은 포기하고, 오직 여기서 하루 자야겠다. 작정하고 오셔야 해요. 저는 다음에 꼭 그러려고요. 두 달 정도는 풀 부킹이 기본인 숙소입니다.


https://goo.gl/maps/CzMtWELKPxLuP3GAA

5. 하룻밤에 겨우(?) 6백만 원 - 포시즌 텐트 캠프 골든 트라이앵글 치앙마이

호기심으로 예약 상황을 한 번 봤어요. 2월 첫째 주는 빈방조차 없더군요. 그러니까, 세상에는 하룻밤 묵는데 6백만 원 정도는 쓸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거죠. 제일 저렴한 건 일박에 백팔십만 원 정도고요. 네, 세금과 봉사료 17%는 따로 더 내셔야죠. 그래도 3일 자면, 하루는 공짜로 재워주는 사랑스러운 할인 행사도 하네요. 우리나라에도 1박에 천만 원 호텔이 울릉도에 있다면서요? 돈만 있다면야, 저도 꼭 묵어 보고 싶죠. 이 호텔은 구글맵 후기를 보면 5점 만점에 4.7점이에요. 그 돈을 내고도, 흡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다니. 어떤 마법이 있는 걸까요? 코끼리 체험 칭찬을 많이 하더군요. 먹이를 주고, 코끼리 등에 타는 건 코끼리 트레킹만 해도 할 수 있는 건데 말이죠. 이미 해본 저는, 안 가봐도 될까요? 전 재산이 천억 정도 있다면야, 저도 이런 곳에서 노닥거리다 오고 그래야죠. 있는 사람이 펑펑 써야, 경제도 돌아가는 거 아니겠어요? 팁은 십만 원 단위로 줘야 하는 건가요? 웬만한 건 다 포함이겠죠? 조식만 주고, 정글에서 밥 굶기지는 않겠죠? 여러분들은 이왕 머무시는 거, 삼일 머물고 하루는 공짜로 머무세요. 그깟 돈 몇백만 원 아끼지 마시고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요즘에 약간 슬럼프가 왔어요. 이런 기분을 사랑해요. 늘 쓰고 싶고, 그런 마음으로만 글을 쓴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나에게 온 싫증과 무기력함을 소중하게 관찰 중입니다. 꾸벅


PS 정기 구독 신청은 오늘 마감합니다. 뜨거운 관심과 신청,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입금만 하시고, 이메일 주소 안 남기신 분들. 이메일 주소 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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