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재미 중에 친구 사귀기가 가장 큰 재미일 수 있죠
뭐 저라고 비법이 있는 건 아니에요. 같은 한국 사람끼리도 말 트는 게 어디 쉬운가요? 사람 봐가면서 달려들어야지. 여행 왔다고 다 친구 고픈 것도 아니고요.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으면, 게스트 하우스나 호스텔을 가세요. 좀 유명한 곳이 좋아요. 인기가 많은 곳은 당연히 사람이 많으니까요. 그런 곳들은 이런저런 행사를 또 많이 해요. 예를 들면 파티 같은 거요. 같이 음식 먹고, 맥주 마시면서 어울리기 딱 좋아요. 조용한 숙소는 자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보느라,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죠. 눈이 마주치면 피하지 말고 웃어 주세요. 우리는 눈이 마주치면 피하기 바쁘잖아요. 눈 깔아. 이게 어느 나라나 있는 문화인가요? 눈 안 피하다가 맞아 죽는 나라가 또 우리나라라서요. 눈 마주치는 거를 상당히 불편해하죠. 외국인, 특히 서양인 친구들은 눈으로 광선 쏘는 게 아주 중요한 사교법이에요. 나, 너 좋아해도 되겠니? 이걸 눈으로 해요. 이글이글 타오르는 건 사귀자는 거 맞고요. 그냥 웃는 정도면, 친구로서 알고 싶다 정도? 눈이 마주쳤을 때 씨익 한 번 웃어주면, 그때부터는 대화 시작 타임이에요. 하이, 한 마디만 해주세요.
혼자일 때 '건수(?)'가 훨씬 많이 생겨요. 사람들 다 비슷해요. 여럿이 있으면, 다가가기가 좀 어렵죠. 혼자인 여행자에겐 말 걸기도 쉽고, 말 걸기를 기다리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여행 친구 많이 사귀려면, 혼자 가세요. 여행지에 따라 여행자들의 성격도 상당히 달라져요. 남미에선 여행자들도 현지인들을 닮아가요. 춤추고, 놀지 못해 안달 난 사람들만 남미에 오나 봐요. 좀 인기 있다 싶은 숙소는 매일 술판이고, 파티예요. 혼자 고립되는 게 차라리 어려울 정도죠.
카우치 서핑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좋아요. 무료로 잠자리를 제공해 주는 비영리 커뮤니티인데, 그 지역에서 많이 재워주는 사람들과 연락해 보세요. 재워주지는 못하더라도, 현지인들 모임이나 파티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요. 그런 모임은 여행자들과 재워주는 사람들이 모이는 거라, 아야기도 잘 통하고, 분위기도 좋아요.
영어를 못 한다고요? 아예 못 하면 솔직히 힘들어요. 하지만 능숙할 필요도 없어요. 국제 연애하는 사람들이 다 외국어에 능통하던가요? 아닌 사람도 많아요. 통하려면 어떻게든 통해요. 아, 숙소에서라면 요리를 한 번 해보세요. 빈대떡이나 떡볶이, 동그랑 땡 같은 걸 푸짐하게 해서 나눠주세요. 저는 요리로 스타가 된 적이 몇 번 있어요. 동그랑 땡을 만들어서 돌렸더니, 이탈리아 남자가 정중하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더라고요. 제가 이탈리아 미각까지 사로잡은 사람입니다만. 일본 애들한테 떡볶이로 큰 사랑도 받아 봤고요. 콜라찜닭이라는 게 있어요. 찜닭을 콜라 부어서 만드는 건데요. 이것도 대박 아이템 중 하나예요. 크게 어렵지 않은 요리로, 핵인싸가 될 수 있어요.
내 안의 두려움을 없애는 게 가장 중요해요. 사람 다 비슷해요. 상대방이라고 두려움 없겠어요? 미리 겁먹지 마세요. 다들 약한 사람이니까요. 혹 까여도, 툴툴 털어 버리세요. 거절에 큰 의미 부여를 하지 마세요. 우린 누구라도 싫어할 권리가 있어요. 그게 자신을 무시하는 거라고 지레짐작하지 마세요. 무시했다 해도, 어쩔 수 없어요. 그런 사람에게 잘 보여야만, 진짜 인정받는 건가요? 빛나는 사람은 내부의 빛을 활용해요. 외부의 빛이 필요한 사람은 빛나기가 불가능해요. 그러든 말든, 자신의 호감 정도는 표현할 수 있다면 이미 대단한 능력자인 거예요. 외국인 친구들은 자신감 있는 사람을 특히 좋아해요. 외모로, 나이로 합격, 불합격을 따지는 건 우리나라가 좀 많이 심한 편이에요.
자신감, 유머 감각으로 무장한 사람은 어디서나 큰 사랑받아요. 나는 영어를 못 하니까, 천천히 말해 주면 고맙겠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소심한 영어 능통자보다 훨씬 더 사랑받는 게 여행 바닥이에요. 그들이 궁금해하는 한국을 잘 알고 있다면, 더 환영받으실 거예요. 저는 한글 읽는 법을 가르쳐 줬어요. 친구들 이름을 한글로 써줬더니 까무러칠 정도로 좋아하더군요. 한글이 진짜 대단한 게 십 분만에 읽게 할 수가 있어요. 손금 봐주기도 애들 빠져듭니다. 재미로 보는 거니까요. 이런저런 좋은 거짓말로, 미래를 축복해 주세요. 유튜브로 한국 홍보 영상들도 꼭 보여 주세요. 한국을 잘 몰랐던 친구들에겐 큰, 큰 선물이 되더라고요. 핵인싸 돼서 재미난 여행 하세요. 모두가 핵인싸가 될 필요는 없어요. 혼자인 시간이 즐거운 사람은, 그런 여행을 마음껏 누리시면 돼요. 이러나, 저러나 여행이니까요. 자기가 만족하면, 그게 최고인 거죠.
PS 매일 글을 씁니다. 나는 충분한 사람인가? 그런 질문은 늘 나를 힘들게 해요. 반성하게 해요. 나는 충분하고 좋은 사람이다. 그런 느낌을 글을 쓸 때 받아요. 더 좋은 사람 말고, 이미 좋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