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24시, 나의 일상 키워드(건강 정보 포함)

by 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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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타벅스 - 거의 매일 출근


방콕에도 그렇게 예쁘고, 좋은 카페들이 많은데 결국 스타벅스에 오게 되네요. 글을 쓰기엔 이만한 장소가 없더라고요.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커피를 잘 못 마시는데, 스타벅스 디카페인 커피는 또 괜찮더라고요. 우유 대신 두유로 만든 라테를 마실 수 있는 곳도 태국에선 스타벅스뿐이라서요. 한국은 두유로 바꾸는데 추가 요금 없지 않나요? 태국은 15밧 더 내야 해요. 그래 봤자 5백 원이라뇨? 쌀국수 한 그릇 40밧이면 먹는 나라라고요. 오, 그런데 지금 검색해 보니 한국은 디카페인 커피는 300원 더 내야 하네요. 태국은 공짠데. 태국은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우리 동네 스타벅스도 2층을 폐쇄했어요. 띄엄띄엄 앉아야 해요. 이렇게라도 올 수 있는 게 어딘가 싶어요. 조만간 방에만 갇혀서 감옥살이를 할지도 몰라요. 요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요.


2. 비빔국수 - 매일 점심은 국수만 먹네요


고기를 안 먹기 시작하면서,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대폭 줄었어요. 고기가 안 들어간 쌀국수가 거의 없어요.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택시 타고 가야 해요. 만만한 게 집에서 만드는 비빔국수예요. 태국에 있어서 행복한 점 중 하나가 삶아놓은 쌀국수를 어디서나 살 수 있다는 거예요. 가격도 싼데, 양도 엄청 많아요. 시장에서 600원어치 사면 두 끼도 먹어요. 간장, 참기름, 설탕, 고춧가루 넣고 비벼요. 오이 있으면, 오이 채 썰어서 넣고요.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나요? 팔도 비빔면을 배신하고 싶지 않지만, 더 맛있어요. 1분 만에 이렇게 맛있는 요리가 가능하다는 게 먹으면서도 믿기지가 않아요. 매일 먹는데, 매일 기다려져요. 간장 비빔국수는 이제 저의 쏘울 푸드가 됐어요. 저는 음식 맛은 마늘맛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마늘 한 톨 안 들어가고, 되려 깔끔한 맛에 또 놀라는 중이에요. 마늘은 어떤 음식에든 꼭 들어가야 한다. 그 편견이 깨졌어요. 떡볶이도 마늘 안 들어간 게 더 맛나더군요.


3. 넷플릭스 - 이젠 넷플릭스 없이는 못 살아요


외국에 살면 결제가 또 그렇게 안 되더군요. 어찌어찌 결제해서 보고 있어요. 감사하는 마음으로요. 이 가격에 이런 양질의 콘텐츠를 빼곡하게 볼 수 있다니, 두려울 정도예요. 내 책은 왜 이리 안 팔리는가? 작가로서 군시렁댈 일이 아니더라고요. 너무나 잘 만들어진 소중한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를 푼돈 주고 볼 수 있는 시대니까요.

최근엔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을 재밌게 봤어요. 멜로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도 요즘 재미나게 정주행 중이에요. 이런 류의 드라마로는, 더 잘 만들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수작이더군요. 한 집에 산다는 우연성도, 집 없고, 돈 없는 청춘의 현실을 잘 대입해서 녹였더라고요. 큰 과장 없이도,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 새삼 깨달아요. 그리고 '화이트 타이거' 강력 추천합니다. 발리우드의 인도 영화들과는 다른 진짜 인도를 보여주는 영화예요. 시나리오 자체가 빼어나더군요. 인도를 조금 더 이해하고 싶다면, '화이트 타이거'를 놓치지 마세요.


4. 마사지 - 굿바이 마사지


태국은 마사지의 나라죠. 동네 마사지 집에서 두 시간에 만 이천 원(350밧) 정도 해요.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가요. 마사지도 중독이더라고요. 돈만 많으면 매일 받고 싶죠.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오늘부터 2주간 문을 닫아요. 2주 후에도 연다는 보장은 없어요. 그래서 일요일에 일부러 다녀왔어요. 인간이 참 웃긴 것 같아요. 코로나가 창궐하니까 문을 닫는 건데, 문 닫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받자. 서둘러 가는 제 모습이 어이없지 않나요? 저 같은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괜히 좀 안심이 되더라고요. 이러다가 코로나 감염되면, 저는 또 얼마나 욕을 먹을까요? 남의 나라에서 전염병에 걸리면, 더 대책도 없는데 말이죠. 나약하고, 모순적인 인간임을 또다시 깨달아요. 부족한 인간임을 명심하면서 살려고요. 나의 부족함이, 내 시야를 가리지는 않도록요.


5. 생각들 - 어떻게 살아야 할까?


원래는 코카서스 여행기를 한국 가서 직접 팔려고 했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태국이나 한국이나요. 한국에 가더라도, 전국을 돌아다닐 상황이 아닌 거죠. 불완전한 시국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방콕에서 머무는 삶도 나쁘지는 않고요. 출판사를 통해서 책을 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요. 웹소설에 도전장을 내밀어 보려고요. 인터넷 기반 소설이라는데, 어떤 자세로 써야 할까? 일단은 허락을 받아야겠죠. 신인이니까 당연히 신인의 자세로 문을 두드려 보려고요. 할 수 없다. 무리다. 이런 것들을 하나씩 해보려고요. 나는 유한하지만, 내 안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그것만 믿고, 앞으로 나아가 보려고요. 두렵지만, 설레기도 해요. 도전을 하면, 그때부터는 새로운 내가 되니까요. 새롭게 살면, 그것만으로 충분해요. 결과가 어떻든지 간에요.


6. 명상 - 명상은 시간 낭비가 아니더라고요


요즘 하루 삼십 분 이상 명상을 해요. 지루하죠. 시간 참 안 가요. 그런데 그 안 가는 시간이 어느 순간 받아들여져요. 맨밥만 먹으면 처음엔 맛이 없어도, 씹을수록 단맛이 스며 나오듯이요. 고요한 세상만의 맛이 있어요. 대단히 맛있지는 않지만, 곱씹으면 이런 세상도 나쁘지 않네. 자극과 소음의 세상에서 탈출한 쾌감이 전해지더라고요. 십 분이라도 이런 시간을 가져 보세요. 자극의 노예로 평생 살 수는 없잖아요. 눈을 뜨면 한결, 밝고, 맑아진 기분이에요. 그 시간을 손해 본 게 아니라, 그 시간 덕에 나머지 시간을 더 잘 쓸 수 있게 돼요. 그래서 이젠 매일 빼먹지 않고 명상을 하고 있어요. 보이지 않는 뇌를 단련하는 게, 보이는 그 어떤 운동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7. 입 다물고 자기 - 수술용 면 테이프를 활용


면 실크 반창고를 입에 붙이고 자요. 코로 숨 쉬면서 자는 게 좋다고, 의사들이 추천하더라고요. 저는 입을 늘 벌리고 자는데, 그 증거로 베개가 침 자국에 난리도 아니에요. 아, 나는 더럽게 자는구나. 이랬는데 건강에도 안 좋다네요. 코골이에도 좋대요. 불편해요. 강도에게 납치당한 것도 아니고, 거울 볼 때마다 그렇게 흉물스러울 수가 없어요. 아침이 되면 테이프가 사라져 있어요. 자다가 답답해서 뗀 거죠. 그래도 점점 잘 붙이고 자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은 위험할 수도 있대요. 유튜브에 코숨테이프로 검색해 보세요. 이왕이면 조금 더 좋은 잠을 자야죠. 잠이 보약이란 말도 있잖아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살아 있으니, 씁니다. 살아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은, '하는 것'이겠죠. 죽어서 누릴 수 있는 것 '쉼'일 테고요. 실컷 '써'야죠. 실컷 쉬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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