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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우 Jul 18. 2019

한 여름의 코카서스 - 2주간의 구직 광고

돈 벌이를 핑계로 당신과 만나고 싶습니다.

아르메니아 예레반, 뒤로는 아르메니아인의 영산 아라랏 산이 보이네요


지금 저는 바투미고요.

어제는 신한 카드로 1000라리를 찾았어요.

우리나라 돈으로 40만 원 정도요?

한 달을 이 돈으로 버텨야 해요.

물가 저렴하니까요.

숙소에서 양배추 수프 끓여 먹으면 버틸 수 있어요.


전 재산의 절반 정도가 빠져나가니까요.

어찌나 벌벌 떨리던지요.


지금 저는 바투미 해변가에서 조금 더 들어간 곳, Radio라는 카페에 왔어요.

미니 코티지 팬케이크에 재스민 차를 시켰어요.

정말 정말 예쁜 팬케이크네요.

바투미 오신 분들 Radio 카페, 매우 매우 추천합니다.

이렇게 먹어도요. 6천 원 정도요.

하루 방값이 7천 원. 지금 먹은 게 6천 원.

도합 만 삼천 원.

에구 하루치 돈을 다 썼군요.


-연어 토스트 주세요. 가장 맛있다면서요. 주세요.

조식 메뉴 중에 가장 비싼 메뉴를 시켜버렸네요.

가장 가난한 순간, 가장 비싼 메뉴를 시켜요.

저, 도망가지 않아요.

이미 바투미가 좋아요.

바다 도시지만

바다가 안 보이는 쪽이 더 좋아요.

숨은 카페와 알록달록 과일들과요.

과식한 바다사자 같은 바투미 사람들이 좋아요.

한껏 들떠서는 종일 바닷가에서 살갗을 태우는 러시아 여행자들도 좋아요.

벌면 되잖아.

있는 돈만 생각하지 말고, 벌자.

연어 샌드위치여? 에그 베네딕트여?

구인광고라는 게 늘 용기가 필요해요.

일종의 열등감이죠.

늘 없이 살아서, 돈 벌겠다는 말이, 더 안 나와요.

구걸처럼 느껴져요.

늘 잘 살던 친구들은 돈 이야기에 오히려 당당하더군요.

그런 밝음을 갖질 못 했어요.

깊이깊이 생각해 봐요.

구걸이 아니어야 해요.

진짜 제가 굉장히 반갑고 필요해야 해요


여행이 전 인생 최고의 낙이라고 생각해요.

동의하세요?

여행을 꿈꾸면, 하루가 즐거워지세요?

그러세요?

여행 꿈에 코카서스를 얹어드려요?

미지의 세상을, 곧 이룰 수 있는 꿈으로 만들어 드려요.

8월 14일 귀국해요.

8월 30일 다시 방콕으로 떠요.

저를  보고 싶다고 해도,  늘 볼 수 없는 거 아시죠?

딱 2주일입니다.

최고의 여행 정보는요.

최근 정보죠. 최근 물가죠.

그걸 제가 들고 가잖아요.

엄청나게 찍은 동영상도 함께니까요.

재밌고, 유익할 수밖에 없어요.


radio 카페야. 자주 올게. 돈 벌자 ㅎ

한 장소에 오래 머무는 여행자잖아요.

그냥 여행하는 사람들과 다르게 현지 물가에 좀 더 밝잖아요.

코카서스에서 한 달 살기를 꿈꾸세요?

지금까지 많이 안 알려진 아르메니아는 어떠세요?

예레반에서 한 달을 머물러 보시는 건요?

친절한 아르메니아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여행을, 삶을 경험해 보세요.

제가 도울게요.

코카서스를 품고 가는 저를 좀 찾아주세요.

어떻게 찾냐고요?

독서 모임도 좋고요. 계모임도 좋고요. 동호회 모임도 좋고, 파자마 파티도 좋고요.

카페나 개인 공간을 가지신 분들이면 더 좋고요.

손님에게 새로운 여행 이야기도 들려주시면요.

가게 홍보에도 괜찮을 거고요.


한 분위기 하는 바투미 해변


돈은요?


그래요. 비용이 가장 부담스러우시죠?

작은 모임은(독서 모임, 계모임) 인당 만 원 어떠세요?

가게나 이런 곳은 삼십만 원 정도 맞춰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를 객관적으로 본다면, 백만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자학하며 살았어요.

어렵게 가난하게 글을 쓰면서 미래에 인정받기로.

지금의 발버둥은 내 글에, 내 고민에 큰 자산이니까요.

그건 여전히 유효해요.


바투미 하늘하늘 밤풍경

박민우를 동시대에 만난다는 걸 행운으로 생각하셔도 돼요.

잘난 척이 아니라, 그런 믿음으로 글을 써요.

맛난 연어 샌드위치 좀 매일 먹어보려고, 잔뜩 흥분해서 구인 광고를 올려요.

먼저 날짜를 잡으셔요. 인연은 어쩌면 노력이더라고요.

저와 여러분의 인연을 시험해 볼까요?

이 순간을 최고로 쓰겠습니다.

저의 흥분이, 설렘이 여러분의 것이니까요.

그럼 8월 15일부터 30일까지.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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