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통은 내가 원하는 건 아닐까요?
(이런 여름도 곧 옵니다. 겨울을 소중히 여겨 주세요)
마조히즘 - 아프니까 좋냐?
일단 심호흡을 하고요.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려요. 16일부터 여행 학교 시작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오세요. 별거 아닌 내용이죠. 수강생 여러분 어서 옵셔! 누군가는 글로 장사하냐? 눈살을 찌푸릴지도 모르죠. 당당하자. 당당하자. 해맑고, 솔직한 모습이고자 합니다. 쉽지 않아요. 그래도 당당해야 합니다.
고백할게요. 저 즐기고 있어요. 괴로움이 좋은가 봐요. 괴로움을 즐김. 마조히즘이라고 하죠. 괴롭히는 건 사디즘. 마조히즘이 아니면 설명이 안돼요. 제가 뭐 엄청난 욕을 먹은 것도 아니고, 몇몇에게 돈 이야기(구독료) 불편하다는 소리 들은 게 전부잖아요. 그냥 넘기지를 못해요. 속으로 욕하는 사람은 훨씬 많겠지? 멋대로 숫자를 늘립니다. 그리고 억지를 부리죠. 작가는 품위 있게, 굶어 죽으라는 거야? 보이지 않는 당신들의 폭력! 나를 늪에 빠뜨렸어. 숨을 쉴 수가 없다고.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고 가서, 거기서 놀아요. 하루에 서너 번 정도 발끈해요. 발작이죠. 증세는 몇십 초 정도 지속되고요. 즐기는 게 분명해요. 내버려 두면, 알아서 사라질 자잘한 충격. 곱씹습니다. 맛있어요. 어릴 때 건전지에 혀를 대며, 쇠 맛을 즐기더니. 고무줄을 길게 당겨서 놓습니다. 따끔, 얼굴, 팔, 뒷목. 따끔함을 반복하더니. 병이 됐네요. 고통이 맛깔나나 봐요. 자기 연민에 빠져서, 본 적도 없는 이들을 미워해요.
여러분도 미워하는 사람 있죠? 그 사람들을 CC TV로 관찰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의외의 모습을 봅니다. 볼 수밖에 없어요. 집에서는 아내에게 매일 혼난다든지, 방귀를 뀌고는 얼굴이 빨개진다든지, 아이스크림을 고르면서 세상 진지해진다든지요. 인간극장을 보면서 펑펑 운다거나, 친구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마지막까지 남는 모습을 본다면요. 예전만큼 미워할 수 있을까요?
아, 오해입니다. 나쁜 사람도 착한 구석이 있다. 이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요. 미움의 대상이, 제 분석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엉성하다는 겁니다. 성긴 그물로 멸치를 잡으려는 것과 같죠. 나와 관계된 행위만 집중적으로 파고들잖아요. 그게 그 사람의 전부가 되잖아요. 야비한 인간은 24시간 내내 야비해야 하잖아요.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게 있어요. 범죄자에게 연민을 느끼는 증후군이죠. 자기를 죽일지도 모르는 사람이 살려주면, 은인이 되고, 사랑의 대상이 되죠. 범인의 일상적인 모습 때문은 아닐까요? 범죄자지만, 위협적인 존재지만 혹시 껌 좀 있나요? 껌을 달라고 해서 씹어요. 인질 중에 누가 아파요. 타이레놀이라도 먹을래요? 자기의 두통약을 나눠주고요. 이런 모습에 연민이 느껴지겠죠. 위험한 연민이죠. 나쁜 짓을 해도, 나빠 보이지 않아요. 범죄자와 어울리면, 공범이 되기가 쉬워져요. 나처럼 똥 누는 애가 저지른 범죄, 똥 누는 것만큼 일상적으로 보여요. 착시효과.
인간은 무수한 진동을 하는데, 그걸 언어로, 생각으로 한정 지으려고 해요. 여행과 지도가 같나요? 아니잖아요. 여행이 황홀한 건, 지도에는 없는, 정보에는 없는 공기와 햇빛과 소음과 사람과 땅의 열기를 동시에 만나기 때문이잖아요. 그 모든 복합적인 감정을 한 단어, 여행으로 표현해요. 언어로는 어림없죠. 그 복합적인 황홀이 그냥 ‘여행’일까요?
저의 마조히즘은요. 그래서 결국 힘을 잃어요. 그런 부정확하고, 성긴 언어로 누군가를 미워하다니요? 시간낭비, 힘 낭비죠. 아무리 조준해도, 명중은 불가능합니다. 너도 나만큼 속상해 봐. 이런 마음 많이 가지시죠? 그 대상들은 절대 여러분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방식으로 아프지 않아요. 뉘우치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냥 나를 위해서 사세요. 회시의, 가정의 진상이, 사이코가 개과천선하길 바라지 마시고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제 글을 보고 계시는군요. 우연 아닙니다. 제 간절함이거든요. 제 발버둥이거든요. 우주가 무한하지만, 만날 사람은 만나요. 반갑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만나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