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한다. 유튜브 도와줘
어깨 운동을 하다가 삐끗. 올릴 때마다 움찔. 낫겠지. 안 낫는다. 움직일 때마다 아야야. 몸짱이 멀지 않았는데... 분통이 터진다. 한 달째 삐걱거린다. 큰일이라도 난 거야? 유투부를 뒤적인다. 뭐라도 우선 해본다. 병원에 안 가는 이유다. 병원이 무섭다. 돈도 든다. 아니, 유튜브가 왜 나빠? 조회수에 혈안이 된 의사님들의 열정적인 조언이 차고 넘친다. 의사님만 한정해서 경청하지도 않는다. 운명적 깨달음으로 몸을 고치는 야매 도사님들도 챙겨 듣는다. 나를 욕하라. 그래, 귀 얇다. 아니다 싶으면 중간에 그만둔다. 지금까지 백 가지 정도를 그런 식으로 치료했다. '시도'라는 편이 낫겠다. 완치는 거의 없었으니까.
닥터U 어깨통증 완치 훈련
어깨가 아픈 사람은 유튜브에 이렇게 쳐볼 것. 도사의 아우라가 풍기는 의사님이 등장한다. 병원 가지 말라는 말을 달고 산다. 동문회도 안 나가나 봐. 동문들은 환자님 어서 옵셔 하는데, 집에서 그냥 참아 보래. 내게는 천사고, 신이다. 도사님 경전을 정리하면 대부분의 통증은 엄살이다. 아, 물론 통증 회로를 차단하라. 뇌에서 통증을 과하게 인식한다. 순화된 표현이지만, 결국 통증은 '엄살'이다. 마음의 병이다. 어깨만 한정하자면 거의 막 움직여도 된다는 투다. 그래도 큰 일 안 난다? 남의 어깨라고 쉽게 말씀하시네. 통증이 괜히 생긴 건가? 몸의 경고잖아. 까불지 말라는 건데, 계속 까불어라? 무시하고, 마구 써라? 움직여 본다. 아야, 아야야. 더 큰일 나는 거 아냐? 서울대 나온 의사님이니까, 조금만 더 해보고. 아아, 아야, 아. 아프다. 아픈데, 믿어 보겠다. 조금씩 더 움직인다. 어깨 아파도 안 죽는다. 내가 해석한 대로라면, 도사님은 그리 말씀하셨다. 그러니까 나는 좀 더 움직여볼 참이다.
보름 만에 내 어깨는 깨끗해졌다.
안 된다는 지점에서 조금 더. 허허. 통증에서 자유로워졌는데, 깨달음도 왔다. 몸이 주는 경고를 무시하지는 않을 참이다. 모든 장기와 관절이 어깨와 같은 건 아니니까. 너무 쩔쩔맬 필요 역시 없다. 내가 생각한 나보다, 훨씬 유능하고, 훨씬 꿋꿋한 내가 있다. 내가 나를 치유할 수 있다. 위로잖아. 큰 위로잖아. 당장 거울을 본다. 훨씬 더 잘 생겨진 내가 한쪽 입술만 찡긋 올리고 있지 않나? 나는 잘났다. 나만 믿어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