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 나는 존재한다

나는 어떻게 희망하는가?

by 박민우


이디야 아메리카노


3,200원


무인 카페가 생겼다.


1,500원


GS25 아메리카노


1,200원


텀블러 할인


1,100원.


최근 주거래 카페 역사다.


백 원짜리는 방구석 어디에나 있고

영원히 나올 걸 안다.

천 원까지 어떻게든 찾아낸다.

뒤지고, 캐내서

1,100원을 만든다.

신한카드로 1,100원을 긁지 않고 하루를 시작한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청소년 수련관에 딸린 작은 도서관이 일터다.


씨티은행 백만 원은 비행기 티켓 값이다.

5월엔 무조건 조지아로 날아간다.

코카서스 3국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삼성 노트북 9 always가 곧 생길 것이다.

무려 체험단 응모자는 432명.

10등 안에 들면 노트북이 생긴다.


노트북 사용 계획을 써 주세요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1만 시간 동안의 아시아, 지금이니까 인도, 지금이라서 훈자를 쓴 여행작가 박민우입니다.

대만산 최저가 노트북을 쓰고 있어요.

베트남, 미국에서 콘센트 찾기가 어려웠어요.

좋아하는 카페에 들어가지도 못했죠.

휴대용 배터리로 어디서나 충전되는 삼성 노트북 9 Always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릴 수 있겠어요.

브런치라는 곳에서 가끔 제 글이 조회수가 3만 명을 넘기도 합니다.

앞으로 제 여행기에 당연히 삼성 노트북이 노출될 거예요.

서로에게 좋은 인연이었으면 합니다.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가 없다. 다른 지원자들에게 미안할 뿐. 세계 테마 기행 6회 출연은 일부러 안 썼다. 나의 유명세로 반칙은 책으로 충분하다. 기울어진 운동장, 애쓰는 청춘들아 미안해. 이번만은 내게 양보 좀 해 줘.


떨어졌다.


그럴 리가? 삼성이 바보도 아니고, 나를 몰라 봐? 나야, 나! 천하의 여행작가 박민우라고. 1만 시간 동안, 아니 3천 시간 동안의 코카서스도 낼 거야. 은혜로운 삼성 기술력이 한 여행자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구구절절 쓸 거라고. 1등만 추구하는 삼성의 까칠함이, 모자라고, 가난한 박민우의 주접 속에서 인간미를 수혈받는 거야. 가깝고, 다정해지지. 누구보다 솔직한 박민우가 좋대. 진짜 좋은 노트북이 되는 거지. 내가 말 아꼈는데, 안 좋아도 좋다고 할 참이었어. 갑자기 액정이 나가거나, 충전이 잘 안 돼도 내가 잘못했다고, 내가 잘못 썼다고, 나만 탓하려고 했어. 내가 샴푸를 쏟았어요. 안 들킬 걸 아니까, 거짓말도 해가면서. 맥북 머저리들 앞에 일부러 앉아서, 너네들은 사과면 되는 거야? 툭탁툭탁. 탁월한 터치감일 게 뻔한 노트북 9로 애플 놈들 기죽이려고 했어. 벼르고 있었어. 내게 노트북만 주면 돼.


믿4기지가 않아서 지원자들을 찬찬히 봤다. 마감 직전에 알짜 신청자들이 폭증했다. 포장을 뜯는 것부터 유튜브 촬영은 기본. 단계별로 사용 소감을 보여주려는 지원자. 수십 개의 전자 제품을 깔끔하고, 능숙하게 선전했던 전문 리뷰어, 산속에서 노트북 충전하고, 노트북으로 영화 감상하겠다는 부부 캠핑단, 하루 만 명이 방문하는 전문 블로거의 등장. 중원의 무림에 필살기를 장착한 고수들이 죽자고 달려들었다.


죽자고 달려들지 않았다.


그래서 궁금했다. 10등, 아니 1등이 당연한 내가,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 사실 궁금했다. 떨어졌다. 나는 치열하지 않았다. 세상은 나를 전혀 모르는, 하찮은 글쟁이였다. 어렴풋한 과거로 깝죽거리는, 늙은 지원자였다. 치열해야만 간신히 10등 안에 들 수 있다. 그런 위기감이 꼭 필요하다면, 나도 치열했을 것이다. 안 될 거란 생각이, 나를 끓게 했을 것이다. 150만 원 노트북이 날아갔다. 이번 여행은 괜찮은 노트북이 필요하다. 2019년 박민우는 유투버로 데뷔한다. 비행기 값은 있다. 이제 노트북, 오스모 짐벌 카메라(50만 원 상당), 여행 경비(자고, 먹고, 트레킹)가 필요하다. 500만 원을 한 달 안에 벌어야 한다.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다. 죽자고 달려들어야 한다. 당연한 10등에서 떨어졌다.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듯, 불가능은 불가능하지 않다. 완벽한 논리다. GS25에서 선택한 프리미엄 커피머신은 스위스 유라 기가(JURA GIGA X8G) 제품이다. 최근에 1만 대를 납품한 기계로, 한국에서 1억 잔이 팔렸다 1,100원 커피가 칼바람에 마냥 따뜻하다.


그깟 노트북이, 나를 들었다 놨다.


나는 존재한다.


벼랑 끝이 가까워야지.


쉽지 않아야 한다.


나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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