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 이미 여행

통영으로 갑니다

by 박민우



이 집이 문제일까요?


일부러 일찍 나와요.

나와서 어디든 가요.

무인 카페든, 청소년 수련관이든, 단지 건너편에 생긴 던킨이든

무조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아, 살았다


경기도 광주는 뿌옇다가 말끔해지고요.

추웠다가 따뜻해져요.

미친 벚꽃이 달랑 한 그루 피었네요.


미친 벚꽃 먼저

제정신은 나중에

그러면 벚꽃이 아니죠.

꽃봄이 위기로군요.


안돼요.


깊은 잠을 못 자고 있어요.

자다가 깨요.

몸이 너무 가려워서, 바디로션을 왕창 바르고요.

다시 자요.


일어나자마자 재채기를 하고요.


공기청정기를 1에서 2로 높여요.


마스크를 쓰고요.

텀블러를 챙겨서는요.

탈출해요.

아늑한 카페로요.


방콕 맛집 책 원고 교정을 끝냈어요.

뭘 해야 할까?

노트북을 들고 나왔으니

뭐라도 해야죠.


뭐를 해야 할까요?


2019년이요.

4분의 1이 지나고 있어요.

우리의 시간은 깎아지른 절벽처럼 내리꽂아요.

우수수 퍼붓는 폭포죠.

입을 멀리고, 물살에 어버버 입만 벌리고 있어요.

무자비한 시간이 떨어지고 있죠.


손발이 찬 저는 매캐한 꽃샘추위가

불편합니다.

제가 방치한 시간들도 불편해요.

나는 너를 가만 놔둘 수 없어요.


달려드는 시간에

저도 달려들어 보려고요.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2019년 봄을 제가 잡아오겠습니다.


짐을 쌉니다.

따뜻하고, 수분이 가득한 곳에서

긁지 않는 숙면을 기대합니다.


통영으로 갑니다.


두근두근


새로운 내가 짐을 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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