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난 음식을 다 먹어 보셔야지요
그깟 새우튀김이 아니옵니다 - 텃만꿍
튀겨서 맛없는 음식이 있을까요? 게다가 새우를 튀겼는데요. 텃만꿍은 새우살만 다져서 튀긴 겁니다. 아이고 깜빡했네요. 돼지비계도 갈아서 같이 조물조물합니다. 충격받으신 거 알아요. 그래도 그 비계가 없으면, 이 황홀한 식감은 없습니다. 비계는 튀김 기름으로 빠져나간답니다. 제가 뭘 알겠습니까? 요리하는 양반이 그리 말하니, 그런가 보다 하는 거죠. 정체를 알고 살짝 놀라기만 했습니다. 신기한 건, 그 돼지비계가 감쪽같아요. 새우살의 탱글탱글함을 더 돋보이게 해 준달까요? 콕 집어서 Savoey 식당의 텃만꿍을 추천합니다. 태국은 같은 음식이라도 식당마다 레시피가 다 달라요. 새우살과 돼지비계의 비율도 다 다릅니다. Savoey가 황금 비율입니다. 여기서 먹고 맛없으면 저에게 환불 요청하세요. 진심입니다. 얼마나 식재료가 넘치면 그냥 먹어도 맛있는 새우를 굳이 다져서 동그랑 땡을 만드냔 말이죠. 미얀마에서 새우 대가리만 튀겨서 팔아요. 제가 그걸 얼마나 맛있게 먹었나 몰라요. 설마 몸통은 태국으로 넘어와서 '텃만꿍'이 되는 건 아니겠죠? Savoey는 체인점입니다. 가족끼리 제대로 태국 음식을 먹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가격대는 인당 만 오천 원에서 이만 원 정도 생각하셔요. 돈값하는 식당입니다.
그깟 생선 튀김이 아니라니까요 - 쁘라까퐁(농어 튀김)
귀한 손님이 오면 무조건 모시고 가는 식당이 있어요. Laemcharoen. 역시 프랜차이즈 식당이고요. 현지인들은 램쩌런이라고 발음해요. 램쩌런은 지역 이름이에요. 방콕에서 차로 세 시간 정도 걸려요. 거기서 농어 튀김을 팔아서 대박이 난 거죠. 농어 튀김만 잘하는 건 아니고요. 태국 음식 다 잘해요. 처음 소개한 Savoey와 가격대나 메뉴, 분위기가 거의 일치해요. 그러니까 태국 음식 제대로 먹어 볼까? 그럴 때 이 두 식당 중에 가까운 곳으로 가세요. 후회 안 하실 겁니다. 어머님, 이모님 모시고도 왔어요. 다들 너무 행복해하시더라고요. 특히 쁘라까퐁. 농어 튀김인데요. 거의 치킨'입니다. 그만큼 생선살이 많아요. 아니 생선은 젓가락으로 후벼 파면서 감질나게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조기, 갈치 다 후려 갈길 정도로 맛있는데 살점은 어찌나 넉넉한지 몰라요, 입 짧은 아이들도 정신없이 먹을 거예요. 치킨보다 맛있는 생선은 처음 먹어볼 걸요? 당연히 맥주와의 조합도 환상입니다. 이걸 한국에 어떻게 가져가나? 먹자마자 그런 생각부터 들 거예요. 그냥 맛나게만 드세요. 진공 포장을 하면 가져갈 수는 있을 거예요. 아니, 아니 전 몰라요. 괜히 공항에서 걸리면, 저만 죄인 되는 거니까요. 그냥 태국에서만 열심히 1일 1 농어 하시기 바랍니다.
랍스터보다 맛있다? 큰 징거미새우
랍스터보다 맛있다고 한 건 제가 아닙니다. 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인 유튜버가 한 말이죠. 우리나라엔 영국 남자 조시가 있다면, 태국에는 미국인 마크 위엔이 있죠. 엄청 유명해요. 덕중에 덕은 양덕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니까요. 이 양반은 실제로 작은 리어카를 사서 태국 음식을 팔더라고요. 그냥 재미로요. 즐겁게 미쳐서 살더니, 이젠 떵떵거리며 돈도 버네요. 아주 잘 벌죠. 아유타야에는 큰 징거미새우를 파는 식당들이 몰려 있어요. '새우 시장(Ayuthaya Prawn Market)'이라고 해요. 살아 있는 새우를 그 자리에서 석쇠로 구워줘요. 어머니도 이리 맛있는 새우는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큰 징거미새우는 민물 새우입니다. 민물 새우인데도 엄청 커요. 40cm까지도 자라요. 클수록 비싸요. 보통은 손바닥 절반 크기 정도 하고요. 킬로당 만 이천 원(300밧)에서 만 육천 원(400밧) 해요. 크다고 육질이 더 맛있는 건 아니에요. 제가 미국 보스턴에서 십만 원 넘는 랍스터를 먹어봤다는 거 아닙니까? 생각보다 질겨요. 랍스터로 식도까지 채우는 게 소원인 사람은 미국 가시면 됩니다. 랍스터냐? 큰 징거미새우냐? 제 의견도 궁금하신가요? 큰 징거미새우의 대가리 부분 육즙은 이성을 잃을 정도로 꼬소합니다. 랍스터는 고소하더라고요. 아유타야가 태국의 경주 같은 곳이니까요. 유적지 보고, 새우 뜯는 거죠. 이보다 완벽한 하루는 없을 겁니다.
세계에서 1등으로 맛있다며? 마싸만 커리
미국 CNN에서 요런 걸 자주 해요. 순위 매기는 거요. 세계 음식 1위부터 50위까지를 정하는 거죠. 태국 마싸만 커리는 늘 10등 안에 들어요. 1등 할 때도 있고요. 그런데 한국 사람은 마사만 커리를 잘 모르죠. 식당에는 잘 없어요. 웬만한 시장에선 다 팔고요. 그래서 푸빳퐁 커리(게 커리)만 잘 알죠. 푸빳퐁 커리나 마사만 커리나 기본적으로는 비슷해요. 코코넛 밀크가 맛의 핵심이거든요. 우리나라 오뚜기 카레에도 응용해볼 수 있어요. 코코넛 밀크 작은 거(250ml) 하나 사서(요즘엔 인터넷 마켓으로 너무 쉽게 삽니다) 프라이팬에 부으세요. 수분이 증발할 때까지 끓이세요. 바닥에 늘어 붙는다 싶을 때, 채소, 고기 넣고, 물 붓는 거죠. 적당히 끓으면 카레 넣으시고요. 깜짝 놀랄 정도로 맛있어질 거예요. 설탕이나 사과 갈은 거 조금 넣으셔도 좋아요. 문제는 시장에서 사먹을 경우 뜨겁지가 않다는 거죠. 우리나라 사람이 미지근한 커리를 좋아라 할까요? 식당에서 드세요. 카오산로드 근처 크루아압손 정도면 무난해요. 방에 전자레인지가 있다면 시장에서 사가셔도 돼요. 웬만한 재래시장에서는 다 팔아요. 비닐봉지에 담아서 줄 거예요. 또 하나의 장애물은 코코넛 기름인데요. 기름 둥둥 국물 때문에 정 떨어지는 분 많으실 거예요. 코코넛 기름은 몸에도 좋다니까요. 안 먹는 사람만 손해죠. 뜨거운 마사만 커리에 밥을 쓱싹 쓱싹 비벼 드셔 보세요. 음식 오르가즘이란 게 이런 거구나 하실 겁니다. 우리나라에 마싸만 커리 전문점 열어도 대박날 것 같긴 한데 말이죠.
PS 매일 글을 씁니다. 우리는 모두 작은 것들에 행복을 느낍니다. 시원한 맥주, 매주 기다렸던 TV 프로그램, 친구와의 통화, 주말의 카페 같은 거요. 제 글이 그런 글이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