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뽑은 세계 7대 불가사의

말문이 막히고, 호흡 곤란이 왔던 세계의 7곳

by 박민우

이건 말도 안 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세계의 장소들을 모아 봤어요.


1. 이구아수 폭포, 악마의 목구멍


악마의 목구멍을 보기 전까지는, 대체로 평화로워요. 예쁘고, 특이한 나비들이 많이 날아다녀서 몽환적인 느낌마저 들었죠.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 걸쳐 있는 세계 최대 폭포 다들 아시죠? 275개의 폭포가 흩어져서는 굉음과 함께 쏟아져요. 아르헨티나에서는 악마의 목구멍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요. 폭포 이름 한 번 무시무시하지 않나요? 275개 폭포 중 1등 폭포예요. 가까이 다가갈수록 엄청난 소음에 기가 질려 버려요. 땅이 꺼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물줄기가 빨려 들어가요. 관광객은 악마의 목구멍 꼭대기를 같은 눈높이로 볼 수 있죠. 인간의 안구로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의 물줄기가, 인간의 청각으로 감당할 수 없는 굉음과 섞여서 사람을 흔들고, 쥐어짜요. 생각 많으신 분께 추천드려요. 정신이 가출하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으니까요. 내가 뭘 고민했더라?


2. 강물이 어떻게 이렇게 투명할 수가 있지? 브라질 리오 수쿠리 Rio sucuri


https://www.youtube.com/watch?v=f2a8tX8JMgo

지구에서 가장 맑은 강, 리오 수쿠리.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용천수에는 고농도의 석회질과 소금이 녹아 있어요. 용천수가 부유물을 빨아들여서 극도로 투명한 시야를 선물하죠. 그냥 맑은 물이 아니라요. 소주 색에 가까워요. 사진으로도, 영상으로도 그 신비로운 투명함을 실감할 수가 없어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각적 기적이 눈앞에서 펼쳐지죠. 원래는 개인 사유지였어요. 부자들끼리만 알음알음 즐기던 휴양지였죠. 물고기들이 사람을 겁내지 않고, 유유히 같은 속도로 흘러요. 리오 수쿠리가 있는 곳은 보니토라는 곳인데요. 생태여행의 끝판왕 급이에요. 동굴, 물고기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인공 수영장, 리오 수쿠리가 대표적인 여행 상품이죠. 아직까지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 가기 쉽지 않죠? 그렇다면 보니토를 추천합니다.


3. 섬을 전세 내서 해파리랑 놀아 보세요 - 인도네시아 카카반섬

https://www.youtube.com/watch?v=nPo8aTYfzt8

네 접니다 ㅋㅋㅋ 카카반섬 이야기는 12분42초부터

EBS 세계테마기행 '보르네오가 부르네요'에 출연했을 때 갔던 곳이에요. 데라완 군도에는 31개의 섬이 있어요. 그중에 카카반 섬은 해파리 호수로 유명해요. 원래는 바다였던 곳이죠. 지각 변동으로 땅이 솟으면서, 바다와 분리되고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었다고 해요. 해파리만 가득한 호수가 된 거예요. 해파리가 위험하지 않냐고요? 전혀요. 바다 해파리의 공격성이 사라진 순한 맛 해파리가 가득해요. 제가 갔을 땐 저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거대한 호수와 해파리 떼를 독점하고, 유유자적 수영을 즐겼죠. 방송만 아니었으면 반나절은 놀고 싶더라고요. 물놀이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 저도 그 신비로운 수중 세상에 넋 놓고 빠져들었네요. 카카반섬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4. 공안에게 쫓겨났어요 - 티베트 불교 교육의 성지 쓰촨 성 세다


사진은 위키 트레블에서 퍼왔어요

이 사진을 보고 어떻게 안 가볼 수가 있겠냐고요? 동티베트에 있는 교육 도시라고 해야 하나요? 티베트 불교 최대 규모의 교육기관이죠. 가기도 어려워요. 쓰촨 성 청두에서 버스로 캉딩까지, 캉딩에서 다음날 출발해서 밤늦게 겨우 도착했다고요. 1박 2일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삼십 분 돌아다녔나? 공안에게 쫓겨났어요. 티베트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있었을 때라서요. 사망자도 여럿 나오고, 분위기가 험악했으니까요. 중국에 다시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도전해 보려고요. 공안이 밥 먹이고, 차까지 태워주면서 우리를 도시로 안전하게(?) 쫓아내더군요. 그때 공안이 여름에는 출입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진짜 티베트는 동티베트에 있어요. 여러분도 언젠가 꼭 도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5. 진짜 빙하의 세상 - 아르헨티나 칼라파테


거대한 빙하를 볼 수 있는 곳은 여러 곳 있어요. 저는 아르헨티나 칼라파테가 가장 아름다웠어요. 빙하 트레킹이란 걸 꼭 해보세요. 빙하 물도 페트병에 받아서 마셔 가면서요. 굉장히 비현실적인 풍경이에요. 원래 남미가 날씨가 쨍한 편이죠. 그런 쨍한 날씨에, 순백의 세상이 드넓게 펼쳐져 있어요. 보는 내내 이건 합성이다. 자연도 포토샵을 하는구나. 의심스럽기만 할 거예요. 저는 어머니, 아버지를 모시고 트레킹을 했어요. 사실 걷기 시작하면, 이게 얼음인지, 눈길인지 불분명해요. 그냥 걷는 거죠. 그러다가 저 멀리 걷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올 거예요. 사람들은 까만 개미가 되고, 빙하는 거대한 설탕 덩어리가 되죠.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도 실사판이 언젠가는 만들어지겠죠? 칼라파테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찍으면 되겠네요. 만화의 공간보다 실제의 공간이 더 만화적일 수도 있답니다. 칼라파테에서 경험하세요.


6. 분홍 돌고래가 다 했네 - 아마존


아무리 거대하다고 해도 인간의 눈으로 크기를 가늠할 수가 없죠. 그러니 아마존도 언뜻 흙탕물 강물에 불과해요. 누리끼리한 물에서 수영도 하고, 피라니아 낚시도 하죠. 한적한 도시 외곽에 온 느낌이기도 하고요. 아마존 맞아? 시시해하려는 찰나 오락실 두더지처럼 여기서 뽁, 저기서 뽁 대가리를 들이밀 거예요. 분홍 돌고래예요. 강에도 고래가? 사실 웬만큼 큰 강에는 다 돌고래가 살더군요. 아마존은 흔해요(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래요). 바다로 돌아가는 퇴로가 막혀서, 강물에 정착한 운 나쁜 돌고래죠. 흙탕물에서 헤엄치느라 시력은 퇴화돼서 눈은 있으나 마나고요. 초음파로 먹이를 찾아내고, 잡아먹죠. 멸종 위기 동물이라고 하더군요. 15년 전이기는 하지만, 매일 열 마리 이상은 볼 수 있었 거든요. 여객선을 떼로 쫓아오기도 했고요. 그렇게 사람을 좋아해요. 땅에는 개가 있다면, 물에는 돌고래가 있죠. 아마존에서 돌고래와 함께 수영 좀 해보시죠. 피라니아에게 발가락 좀 뜯긴다고 안 죽어요.


7. 공룡뼈가 발에 차이는 곳(농담 아님) - 캐나다 다이노서 주립공원

고고학자랑 학생들이 땅바닥에 쭈그려 앉아서 뭘 긁고 있더군요. 상황극인가? 연기하는 건 줄 알았어요. 한국 TV에서 촬영 왔다고, 오버하는 건 줄 알았다니까요. KBS 아침 프로그램 '세상의 아침' 촬영차 간 거였거든요. 교수가 야, 찾았다. 이러면서 공룡뼈를 보여주는 거예요. 일부러 내가 올 걸 대비하고, 땅 밑에 숨겨 둔 건가? 아니래요. 널린 게 공룡 뼈래요. 좀 반짝인다 싶으면 공룡 이빨이고요. 네, 지구에는 이런 곳도 있더군요. 공룡 원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화석도 전혀 귀하지 않대요. 여전히 발굴을 기다리는 수천, 수만 마리의 공룡이 땅 밑에, 아니 땅 표면에 드러누워 있다고 보시면 돼요. 58종의 공룡이 발견됐다니까요. 네, 58마리가 아니라 58종이요. 언뜻 터키의 카파도키아가 떠오르는 버섯 모양의 기암괴석들(hoodoo라고 해요)도 아름다워요. 공룡에 환장하는 아이들 데리고 가면 감격해서 눈물을 펑펑 흘릴지도 모르겠네요. 평생 효도 약정서 한 장 미리 준비해서, 지장 받으시죠.


PS 매일 글을 씁니다. 작은 기쁨과 위로가 되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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