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두 개의 글을 써요.
모두에게 공개하는 글과 조금은 개인적인 글
글을 쓰는 삶에 죄책감이 들 때가 많았어요
내 기준으로 더 치열하게 내면을 파먹으면서 글을 쓰면 죄책감이 덜하지 않을까?
방 안에 갇혀서 자판만 두들기는 삶이 가끔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하루 두 개의 글은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죠.
비용을 지불하고 구독하는 독자에겐 돈값을 해야 하고
모두에게 공개되는 글은 그 글보다 절대로 함량이 딸려서는 안 돼요.
힘드냐고요? 조금은요.
보람도 느끼냐고요? 조금은요.
그보다는 이게 저예요.
글쟁이로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구독자분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아침에 받아 보는 저의 글이 종일 영향을 미친대요.
그분들이 저에게 가끔 답장을 써 주시는데, 문장이 정말 정말 좋아졌더군요.
감히 제 글이 괜찮은 글이 아닐까 생각해요.
군더더기 없이 말끔해진 구독자의 글이 놀랍더라고요.
하지만 너무 많은 구독자를 원하지는 않아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소수의 분과 교류하고 싶을 뿐이에요.
마감을 촉박하게 잡는 이유죠.
저를 만날 수 있는 소수의 인연들과 소소하게 일상을 나누고 싶어요.
추석 연휴도 있어서 서둘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0월에 또 작은 여행을 준비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하루가, 일상이 저를 통해 조금은 더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계좌(한국 씨티 은행 372-19560-260)로 입금해 주시고, 성함과 이메일 주소를 댓글로 혹은 이메일(modiano99!naver.com)로 남겨 주세요. 미리 반갑습니다. 미리 환영합니다.
10월이 조금은 더 재밌어지실 겁니다.
지난달에 썼던 글중에 하나를 올립니다.
오늘이 수요일이란 걸 깜빡했군요. 수요일만 이용할 수 있는 마트 할인 쿠폰이 있어요. 평소에 샀던 액수만큼의 마일리지로 수요일만 할인받을 수 있죠. 그래서 평상시보다 사람이 많았어요. 도시락 하나 달랑 산 제가 긴 줄 끝에서 좀 억울하겠어요? 앞에 앞사람 신용 카드가 문제가 있나 봐요. 속이 터진다니까요. 그래서 옆줄로 옮겼죠. 그때부터 더 예민해지는 건 당연한 거죠? 제가 줄까지 옮겼어요. 그러면 원래 줄보다는 빨리 끝나야 될 거 아닌가요? 앞에 여자 바구니에서 설레임 같은 게 삼십 개가 나와요. 우리나라라면 하나만 찍고 곱하기 30을 하면 끝이잖아요. 이걸 다섯 개씩 계산하는 거예요. 서른 번 계산 안 한 걸 고마워해야 할까요? 그러고 나서는 할인 쿠폰을 내밀어요. 바코드로 한 번만 찍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번호를 왜 또 입력하냐고요? 1019밧이 나왔더라고요. 제발 카드가 아니기를. 카드를 내면 더 느려져요. 카드 단말기가 어찌나 천천히 띠리릭 띠리릭 읽는지 몰라요. 다행히 현금이네요. 잔돈을 섞어서 내면 어디가 덧나요? 천 밧 지폐 두 장을 꺼내네요. 821밧을 거슬러 줘야 하잖아요. 그걸 또 일일이 다 세서 줘야 하잖아요. 원래 줄에 있을 걸. 보세요. 원래 줄이 더 빨리 끝났다고요. 제가 도시락 하나 사겠다고
50초
를 더 허비해야겠냐고요오오오오
저는 50초를 더 쓴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내내 초조했어요. 속으로 신경질을 냈어요. 언제라도 허비하는 50초죠. 예전에 여든 가까이 되어 보이는 할머니가 파란불이 깜빡이는데 굳이 뛰어요. 할머니가 뛰면 얼마나 빠르겠어요? 보통 성인 걷는 속도도 안 되죠. 할머니 마음은 급하고, 걸음은 느리고, 차들은 못 가고. 저렇게 화급을 다투는 일이 과연 뭘까요? 노인정 무료 식사 시간 때문일까요? 빨래를 서둘러 걷고 싶으셨던 걸까요? 가스레인지에 뭘 올려놓고 나오셨을까요? 글쎄요. 그냥 파란불일 때 어떻게든 건너고 싶으셨던 게 아닐까요? 그 순간을 놓치면 손해 보는 느낌이 싫으니까요. 버스나 지하철도 마찬가지죠. 다음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큰일 날 것 같잖아요. 출근 시간이 간당간당해서 그럴 때도 있지만, 꼭 그게 아니어도 눈에 보이는 저 버스를 놓치면 큰 일이라도 날 것 같지 않나요? 운전하실 때 주황색 신호에 속도를 높이시나요? 멈추시나요?
우리는 무얼 보고 있는 걸까요?
물론 위의 예에서 자유로우신 분들은 해당 사항 없습니다. 손해보고 싶지 않다.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다. 그런 조급함이 우리의 눈을 멀게 하죠. 실제로 무단횡단을 하다 사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죠. 내가 타야 할 버스만 보이고, 깜빡이는 신호만 보이죠. 아이들이 공만 보면서 차도로 뛰어들 듯이요. 우리를 홀리는 이 작은 것들을 재빨리 눈치채는 것. 우리 삶을 좌지우지하지 않는 것들에서 빠져나오는 것. 싸구려 긴장감임을 알아채는 것. 속임수일 뿐이라는 것.
삶의 고수는 작은 속임수를 놔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우리를 지배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런 작은 것들이 아닐까요?
PS 오늘은 이 글로 매일 쓰는 글을 대체합니다.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