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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우 Oct 02. 2020

충격적인 태국의 치약 광고

오픈 마인드의 레벨이 다른 나라

한국은 얼마나 개방적인 나라라고 생각하나요? 인종 차별이나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요? 천차만별의 답이 나올 거예요. 그래도 폭동이나, 폭력으로 이어지는 인종 차별은 없지 않느냐? 소수자는 내 눈 앞에만 안 보이면 됨. 소름끼쳐할 권리는 있다고 봄. 싫어하지만 존중은 해주겠음. 좋아하라고 강요만 하지 마셈. 불에 태워 죽이라고까지는 안 했음. 마음속 차별은 마음껏 할거지만, 중립적인 태도로 문명인임을 과시하겠다. 이런 기조가 많더라고요.  


태국은 심금을 울리는 공익 광고를 많이 내놔요. 이 광고는 이동통신사 광고예요. 한 아이가 약국에서 약을 훔쳐요. 약사에게 걸려서 혼쭐이 나는 걸, 음식 가게 주인이 봐요. 약값을 대신 내주고, 자신이 파는 야채수프를 포장해서 건네요. 30년 후에 식당 주인은 갑자기 쓰려져요. 치료비는 2,700만 원. 치료비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데, 다음날 청구비가 0원이 된 통지서가 날아와요. 이런 글과 함께요.


-당신은 이미 30년 전에 치료비를 지불하셨습니다. 세 통의 진통제, 야채수프와 함께.


그 아이가 30년 후 그 병원의 의사가 되어 있었던 거죠. 나이 먹으면 눈물만 는다더니, 아 이야기하면서 왜 또 눈물이 쏟아지냐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7HSIMOhsIUU

오늘은 이 광고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요.


콜게이트 치약 광고예요. 예전에 저도 자주 썼던 치약이네요.  


위 영상에 보이는 여자는 62세고, 암에 걸렸어요. 하지만 스케이드 보드 선수로 활약 중이에요.


이 간호사는 졸업반 때 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어요. 그래도 간호사로서 당당히 자신의 임무를 소화하고 있죠.


자신의 처지가 어떻건 당당하라. 간결한 메시지죠. 충격은 바로 이 장면이에요.


가르치는 아이들로 짐작컨대 중학교 선생님인 것 같아요.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으로 태어나서, 여성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죠. 흔히 말하는 트랜스젠더. 트랜스젠더가 교사를? 아이들을 가르쳐? 조신하게 꾸미는 것도 아니고, 이런 요란한 차림으로?


첫 번째와 두 번째 예를 보면서 뭉클했던 한국 사람은 세 번째에서 정색을 할 거예요. 나는 이런 사람 받아들일 수 있다. 내 아이에게만은 안 된다. 한참 자라나는 예민한 아이에게 이런 해괴한 교사가 무슨 좋은 영향을 미치겠나? 그 꼴로 사는 건 자유다. 내 아이 교실에는 얼씬도 마라. 평소 진보적인 학부모조차 학교를 찾아가 담판을 지으려 하겠죠.  


우리나라에서는 아예 존재할 수 없어요. 여러분 스스로가 아무리 진보적이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아요. 왜냐면 교실 안 학부모 전부가 본인과 같은 마음이어야 하니까요.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니까요. 태국은 소수자를 응원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꾸미건, 어떻게 살아가건 지지해줄 의사를 분명히 해요. 우리 기준으로는 막장으로 가는 위태로운 나라죠. 흥미로운 건 중국에서 건너온 천만 명의 화교가 대부분 태국인으로 흡수된다는 거예요. 나는 중국인이다. 나는 중국어를 우선 배우겠다. 이런 중국인은 씨가 말랐어요. 딱 태국어만 배우고, 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열려 있는 나라의 힘은 어떤 걸까요? 우리는 늘 외부 세력에게 피해를 당했죠. 당연히 외부 세력이나 낯선 존재가 두려워요. 태국은 딱히 전쟁의 피해가 없어서일까요? 모든 존재가 윤회를 거듭하는 일시적 상태라는 불교적 세계관 때문일까요? 이 광고가 주는 충격이 너무 크네요. 아이들을 잘만 가르치면 당신의 성적 정체성도, 요란한 꾸밈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쳐 주십시오.


이런 세상도 있습니다. 저는 이 광고가 몹시 얼얼해요. 이런 나라에 머물고 있습니다. 큰 마음이 미소로 드러나는 태국입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_9Slb6Gp98


PS 매일 글을 씁니다. 작은 아주 작은 영감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쁨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 가져가세요. 살뜰히 챙겨가세요. 제 글에 그런 건덕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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