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살 신입생, 일흔 살 취업. 노년노동 시대가 옵니다

늙지 않는 노인을 대비하세요

by 박민우


당장 내일도 모르는데, 일흔, 여든의 삶이 확 와 닿지는 않겠죠. 지금의 4,50대는 백 살까지 정정한 사람이 백만 명 이상 될 거예요. 유튜브에 보면 이삼십 대 말기 암 환자가 또 그렇게 많더군요. 누군가는 너무 일찍 지고, 누군가는 또 너무 오래 살아요. 백 살 이상 살 가능성이 높아진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미래의 인구 절벽은 피할 수 없지만, 노동 절벽은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너무도 정정한 노인들은 탑골 공원에서 종일 말 상대를 기다리는 노인들과 전혀 다를 거예요. 일흔네 살에 두 시간 이상 콘서트를 너끈히 소화하는 나훈아를 보세요. 보디 빌딩에서 근육미를 뽐내는 60대, 70대 어르신들을 보세요. 세상에 없는 새로운 노인들이 출현하고 있어요. 이제 시작인 거죠.


할아버지들이 헬스장 절반을 차지하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이어주는 소개팅 어플이 어마어마한 매출을 기록할 거예요. 노년을 모아주는 소셜 서비스도 대호황이겠죠. 노인 전문 건강, 뷰티 산업도 지금의 몇 배로 커질 테고요. 누워 있는 노인이 아니라, 움직이는 노인이 대세가 되겠죠.


그런 노년에겐 직업이 필요해요. 노인 인구의 폭증으로 나라에서 나오는 연금은 점점 줄어만 들겠죠. 활동적인 노년에겐 필요한 생활비 역시 예전에 비해 늘 수밖에 없어요. 택배나 건설 현장도 칠십 대 노인이 얼마든지 투입되는 시대가 될 거예요. 노인의 니즈(needs)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 창업에도 적극적일 거예요. 노인 전문 여행사, 노인 전문 SNS, 병시중 전문 AI 로봇 등을 주도해서 개발해 낼 거예요. 젊은 친구들이 훨씬 더 재기 발랄하겠지만, 노년들은 나름의 경험과 상대적으로 덜 늙은 뇌로 얼마든지 제 몫을 해낼 거라고 봐요.


세대 간의 갈등도 더 심해질 수 있어요.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뺏게 되는 거니까요. 정년을 채우는 것도 모자라서, 어디에든 손을 뻗치니까요. 경제적으로도 더 윤택한데, 젊은 이들의 앞길까지 막으니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죠. 보통은 세대 간 갈등이 십 년, 이십 년 차에서 격렬한데 앞으로는 그 간격이 더 벌어질 수도 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와 손주 세대가 서로에게 으르렁댈 수도 있는 거죠.


지금 인구 절벽으로 많은 대학교가 큰 위기인데요. 노년층의 재교육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 역할이 아닐까 해요. 노년층이 사회와 섞일 수 있는 교육이 꼭 필요하죠. 지금도 세대 간에 언어적, 문화적 단절이 심각하죠. 어른 세대는 좋은 문구 하나에 감동하고, 공유하기 바쁜데 어린 세대들은 영상이나 사진, 이미지 등 '짤'이 '글자'의 역할을 대체하죠. 서로의 유머 코드도, 이해 코드도 전혀 달라요. 그 간격을 메워주는 교육이 어서 빨리 이뤄져야 해요. 신생아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노동 공백은, 늙지 않는 노인들이 충분히 대체할 거예요. 돈이 아닌 체력의 빈부 격차가 더 두드러지는 시대가 분명히 와요. 누구는 예전 노인들처럼 병실에만 누워 있고, 어떤 노인은 철인 삼종 경기에서 우승을 하는 식이죠. 지금 가장 영리한 사람은 몸테크를 하는 사람이에요. 아흔 살, 백 살에도 현역으로 뛰는 사람이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돈만 좇고 있을 때, 육체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끝내 웃을 걸요? 어떤 가치에 투자를 해야 하는가? 시기와 대상을 정확하게 보는 자가 투자의 귀재죠. 지금 자기만 잘 살려고, 소리 소문 없이 미래를 준비하는 중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시죠? 교수보다 더 나이 많은 약대생, 의대생이 당연한 시대가 곧 온다니까요. 저는 첼로를 배우고 싶어요. 아, 안 물어보셨다고요? 까칠하시면 빨리 늙습니다. 하하하.


PS 매일 글을 씁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를 읽고 싶어요. 그게 곧, 지혜롭게 사는 걸 테니까요. 늘 낮은 자세로 듣고, 배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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