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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우 Oct 17. 2020

요즘 내 머릿속 상념들

우리는 지금 어떤 세상에 살고 있나요?

점점 더 격렬해지고 있는 태국 반정부 시위 


태국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어요. 금기시됐던 왕실까지 부정하는, 역대급 반정부 시위죠. 제가 태국인이었다면, 저 역시 시위에 동참했겠죠. 남의 나라 일이라고, 강 건너 불구경인 이유가 뭘까요? 태국어 까막눈인 게 가장 크지 싶어요. 서사를 제대로 이해해야 공감도 깊어질 텐데요. 요즘 세상에 왕이 다 뭐야? 권력자들은 서민들을 이해할 능력이 있나? 이 정도에서 그쳐요. 태국은 상위 1%가 나라 재산의 67%를 차지한 빈부격차 최악의 나라예요. 상류층들 중엔 아예 땅 한 번 밟아본 적 없는 이들도 수두룩해요. 걷고, 땀 흘리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나라인 데다가, 하얀 피부가 부와 신분의 상징이니까요. 두 발로 맨 땽을 걷고 햇빛을 쬐는 일은 피하는 게 미덕이죠. 시위대가 많이 모였다고 해도 만 명 정도예요. 여전히 찻잔 속 태풍이죠. 의미 있는 변화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응? 태국 코로나 지역 감염 0명이라며? 놉


9월 3일 단 한 명의 지역 감염 빼고는, 태국 내에서 감염은 0명이라고 했죠. 계속 0명이면, 0명이지. 한 명은 뭘까요? 그렇다고 치자고요. 태국에서 일본으로 입국한 이들 중에 무려 9명이 코로나에 감염됐어요. 지금까지 철석 같이 믿었는데, 태국 역시 코로나 청정국은 아니었네요. 마스크도 대충 걸치고 다녔는데, 이젠 정신 좀 차리려고요. 아홉 명이 그냥 아홉 명이 아니죠. 태국 정부는 계속 0명이라 했으니, 역학 조사 대상이 아닌 아홉 명이죠. 이미 수천 명 이상이 감염됐다로 봐야겠죠. 코로나를 완벽하게 방역한 나라가 지구 상에 과연 있을까요? 이런저런 방역을 다 해도 연애 금지는 없잖아요. 불가능하잖아요. 사실 키스는 백 프로 맞죠? 섹스는 천 프로죠? 무증상 감염자 한 명이면 순식간에 천 명 되는 건 일도 아닌데요. 참 힘겨운 싸움이네요. 


한국은 자랑스러운데, 한국은 또 너무 무서워요


논란이 되는 유튜버들이 활동을 중지하네요. 가짜 사나이 김계란, 영국 남자 조쉬의 유튜브는 당분간 볼 수 없어요. 조쉬와 국가비 경우는 백 번 잘못했죠. 눈치도 없이 자가 격리 기간에 아내 생일 파티가 다 뭔가요? 저도 큰 잘못이라 생각하지만, 단칼에 내치는 문화가 너무 가혹해요. 실수는 무조건 단두대 직행인가요? 그게 정의고, 상식인가요? 사과를 제대로 했어야지. 불완전한 사람이라 당황하는 거 아닐까요? 백 점 만 점 사과는 과연 쉽나요? 매일 사과만 했던 사람이면 몰라도요. 이런 일방적인 '응징'이 모든 개개인의 사고를, 표현의 유연함을 구속하지는 않을까요? 코로나를 어떻게든 이겨내 보겠다고, 개인의 삶을 포기한 이들의 분노인 거 알죠. 저는 60점짜리 인간이라, 꽤나 멍청해서 언제든 단두대로 끌려갈까 봐 무서워요. 인기 있는 사람이나 해당되는 거라고요? 괜한 걱정이겠죠? 우리도 평생 많은 용서를 받으면서 성인이 돼요. 그 용서들도 결코 적은 용서가 아니었어요. 이제 여러분의 자녀가 유튜버가 돼요. 연예인이 돼요. 공인이 돼요. 그들이 실수 없는 완벽한 인간일 수 있을까요? 내 새끼 생각하는 마음으로, 조금만 더 따뜻하게 바라봐 줬으면 해요. 


아니, 무슨 암환자가 저리 혈색이 좋아?


요즘 유튜브로 말기 암환자들의 영상을 자주 봐요. 말기 중의 말기에도 영상을 올리고, 소통하는 모습에 감동해요. 육신의 고통보다 더 강한 게 표현의 욕구란 걸 알았어요. 소통의 기쁨인 걸 알았어요. 그런데요. 제가 알고 있는 말기 환자의 모습이 아니에요. 너무도 뽀얗고, 예뻐요. 누가 봐도 건강한 사람이에요. 왜 얼굴빛을 혈색이라고 하겠어요? 피가 건강해야, 낯빛이 좋다는 거 아니겠어요? 복숭아처럼 뽀얀 얼굴로 직장암 4기, 대장암 4기, 유방암 4기래요. 내가 당장 암환자여도 전혀 이상할 게 없겠구나. 제 피부가 훨씬 안 좋으니까요. 제 건강에, 제 육신에 조금도 확신할 수 없게 됐어요. 우연인지는 몰라도 말기 환자들 대부분이 병원에서 암을 못 찾아냈더군요. 건강 검진을 했더니 깨끗해서, 의사가 별 거 아니라고 해서 방치했다가 말기 환자가 된 경우가 많더라고요. 의사들 역시 과거의 사례를 참고했겠죠. 그만큼 암이 더 젊은 사람들에게 예고도 없이 찾아오고 있나 봐요. 건강이 걱정 안 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내 몸은 어떻게 지켜야 하나? 그런 질문을 자주 하게 돼요.


저는 평생 태국어 까막눈으로 살아야 할까요?


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왜 묻고 앉아 있는 걸까요? 전 언어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요. 마음만 먹으면 누구보다 잘할 자신 있어요. 그런데 왜 마음을 못 먹고 있을까요? 학원도 다녀 봤어요. 유튜브로 태국어 영상을 열심히 찾아도 봤죠. 꾸준히 매달리지를 못해요. 언어 습득에 대한 흥미로운 영상을 봤어요. 열심히 하겠다. 다 씹어 먹겠다. 그렇게 경직된 두뇌로는 외국어가 닿지를 못 한대요. 잘해도 그만, 못 해도 그만. 풀어진 마음속으로 단어가 남고, 표현이 기억된대요. 누구보다 잘해 보겠어. 그 바람직한 의욕이, 언어 습득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군요. 제 의견이 아니고, 유명한 언어 학자님의 이론이에요.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 이론이네요. 못 해도 그만인 언어와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득이 된다는 거잖아요. 노래를 배우듯, 악기를 배우듯 그렇게 태국어에 다가가야겠어요. 저, 정말 태국어 잘하고 싶어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잘 늙고 싶어서요. 몰입을 잘하는 사람들이 멋지게 나이를 먹더군요. 누군가가 저를 보면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어요. 이마를 찡그리고, 약간은 신들린 사람처럼 글을 써 내려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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