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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노 Dec 14. 2023

방탄소년단 덕질을 위한 용어 정리

이유는 상관없다. 좋았고 끌렸고 마음이 쿵쾅거렸다.

여주:
이봐요. 저 안댔죠? 저 어떻게 알아요? 지금 엄청 황당한 거 알아요? 여기 온 거 회사에서 알면 저 잘린다고요. 산책 나왔다 끌려와서 회사에 얘기도 못하고 왔어요. 멀쩡하게 생겨서 뭐 하는 짓이에요. 인생 똑바로 살아요!

정국:
내가 좀 멀쩡하게 생겼죠? 반했나?




이건 방탄소년단 멤버 중 한 명인 정국이를 주인공으로 해서 썼던 내 소설의 일부이다. 나 정말 별짓 다하고 살았구나 키득.


세상에 감출 수 없는 게 기침과 사랑이라던 누군가의 말을 완전히 이해한다. 그때 나는 방탄에 대한 흘러넘치는 사랑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음악을 듣고 영상을 보고 굿즈를 사는 것 만으로는 도무지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별 희한한 글을 다 썼는데 그랬던(지금도 그러한) 내가 부끄럽지 않다. 그 글과 방탄이 있어서 내가 살아 숨 쉬었기 때문이다.



입덕 부정기라는 게 있어요.


지난 글에서 썼듯이, 나는 입덕을 부정하느라 반년을 썼다. 지금의 나는 땀 흘리는 모든 아이돌을 응원하며 바라보게 되었지만, 당시의 나는 어린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는 게 부끄러웠다. 그랬던 내가 소설까지 쓰면서 덕질이라니.


입덕 부정기에 실제로 나는 입덕 중인지 몰랐다. 누군가를 덕질해 본 적이 없어서 몰랐다. 매일 새벽 2-3시까지 방탄 영상을 보면서 그 의미를 몰랐다. 왜 지민이의 무대를 끊임없이 보는지 몰랐다.


지금 생각해 보니 지민이는 내 입덕 요정이었다. 입덕 요정은 입덕을 시켜주는 멤버를 의미하 내 경우 지민이었다. 유튜브에 치면 바로 나올 영상이 있는데, '2016년 울산 서머 페스티벌 지민' 영상이다. 부정기에 이 영상을 보고 또 봤다. 이유 모르면서.


https://youtu.be/G6HJVwZUbNs?feature=shared



이 '모른다'는 감정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다. 모르는 채로 하는 행동, 그냥 하는(것처럼 보이는) 행동, 내 경우 여기에 많은 게 숨어 있었다. 이유는 상관없다. 좋았고 끌렸고 마음이 쿵쾅거렸다. 살면서 그런 대상을 만나는 일이 흔할까?



어서 와. 방탄은 처음이지?

(방탄소년단이 2015년에 발표한 '쩔어'의 가사)



진, 김석진 (1992. 12. 04.)
슈가, 민윤기 (1993. 03. 09.)
J-HOPE, 정호석 (1994. 02. 18.)
RM, 김남준 (1994. 09. 12.)
지민, 박지민 (1995. 10. 13.)
V, 김태형 (1995. 12. 30.)
정국, 전정국 (1997. 09. 01.)



아미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방탄소년단을 사랑하고 응원하면 아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아미가 되고 싶다면? 위버스라는 앱에서 멤버십을 사면 된다(2만 5천 원). 멤버십을 사면 콘서트나 머스터 추첨에 응모할 수 있다.


아미밤이 뭐예요?

팬챈트가 뭐예요?



아미밤은 방탄의 공식 응원 도구인데, 동그란 폭탄처럼 생겼다고 해서 아미밤이다. 역시 위버스에서 살 수 있다(3만 9천 원). 아미라면 뼈에 새겨야 하는 팬챈트는 다음과 같다. '김남준 김석진 민윤기 정호석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 BTS.'


페스타(festa)가 뭐예요?

머스터(muster)가 뭐예요?


방탄소년단은 2013년 6월 13일에 데뷔했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6월 초부터 6월 13일까지 각종 떡밥이 쏟아지는 기간이 있다. 이 기간을 통틀어 페스타라고 한다. 페스타 기간에는 새로운 음원이 나오기도 하고, 공개되지 않은 영상과 사진, 멤버들의 인터뷰 등 특별한 콘텐츠가 대 방출된다. '페스타 기간엔 절대 약속도 잡아선 안돼'라고 말하는 윤기의 유명한 짤이 있다. 정말 그렇다. 말 그대로 방탄과 아미의 축제 기간.


머스터는 팬미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티스트의 이름이 방탄소년단, 팬덤 이름이 아미, 응원 도구는 아미밤, 팬미팅은 소집을 뜻하는 머스터.


머스터는 콘서트보다 작은 공연장에서 하기 때문에 반드시 가야 한다. 나는 2019년 아미 5기 머스터에 다녀왔다. 지금은 없어졌는데, 당시에는 아미 기수가 있었다. 5기 머스터는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했고, 운명처럼 머스터에 당첨됐다. 꿈만 같았던 머스터 얘기는 다음회에 풀기로 한다.



인간은 누구나 덕후


우리는 모두 비밀이 있다. 숨겨둔 취미, 말하지 않 꿈. 내가 아는 부장님은 트로트 가수에 꽂혀서 그 사람 얼굴을 그리고 굿즈를 만든다. 어떤 차장님은 서예에 빠져서 한글에서 한자로, 한자에서 일본어로 뻗어나가는 분이 계시다. 그리고 나는 아무도 모르게 방탄을 주인공으로 로맨스 소설을 쓴다.  인간이 재밌는 이유 이런 숨겨진 비밀 때문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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