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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역사 Jul 12. 2020

백선엽도 '구국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구국의 영웅 vs 매국노는 종이 한 장 차이

대한민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반민족행위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논쟁이 뜨겁다.



친일 반민족 행위자
 : 공, 사적 대가로써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 통치에 협력하고, 도리어 우리 국민을 탄압한 자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괴래 정부인 만주국 장교로

조선 독립군을 적으로 삼고,


일본 패망 후에는 공산당 활동을 했던 경력이 있었지만,

어쨌든, 한국의 경제 파이를 크게 만든

박정희 전 대통령..


일왕에게 충성 혈서를 쓰고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1939년 3월 31일자 만주일보)





파란만장한 역사를 살아 온

그를 바라보는 관점이

가지각색인 것만 봐도


정치는 결국 역사전쟁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에도,

대한민국은 굳건한 양당체제 역사가 이어져왔다.


그런데 각 당이 존경하는 인물,

까대는 인물의 평가가 극과 극인 것...


참 이상하지 않은가?







박정희와 아주 비슷한 삶을 살아온 백선엽 장군



며칠 전, 백선엽 장군이

파란만장했던 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항상

애국자 vs 친일파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백선엽은 한국 전쟁 때,

낙동강 전선을 사수한 전설적인 활약을 했지만,


일제 강점기 때는 독립군을 때려잡는

간도 특설대원으로서,

자신이 그런 활동을 한 적이 있나고

본인의 자서전에 밝힌 바 있다.



그는 일본이 패망한 후,

31살에 대한민국 육군 참모총장에 부임해

6.25 전쟁 때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은 일등공신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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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론 대한민국에서 극진한 예우를 받으며 잘먹고 잘살았다.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 원로로 초대된 백선엽 장군(좌측)




그에 대한 2020년 현재의 평가는 어떠할까?



오른쪽에선 백선엽을

최고의 예우로써

서울 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 주장하고,


왼쪽에선 반민족 행위자를 현충원에 안장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도대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
특히나 정치인들은 왜 언제나
이런 논쟁 속에 휘말리는 것일까?






사실 답은 간단하다.

친일 행위의 정당성이
각 당이 권력을 잡는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왼쪽에서는 반민족 행위자가 나라의 혼과 기강이 담긴

국립 현충원에 안장되는 걸 반대한다.



오른쪽에서는, 북한을 무찌른 전쟁 영웅이므로,

과거 반민족 행적에 관계없이

파격적인 최고의 예우로써

서울 국립현충원으로 모셔야한다 주장한다.



솔직히 나는 전자의 의견에 조금더 끌리긴 한다...


그런데 오른쪽에 계신 분들은

왜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에게

그렇게 관대할 수 밖에 없는 걸까?



그 답은 역사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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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가장 민감하다는 정치 유튜브에 가보자.


보수 유튜버들의 역사을 가만히 분석해보면,

몇가지 공통된 특징이 존재한다.



조선은 망해야 마땅한 나라다





조선이 망해 마땅한 나라여야,

일본의 조선 강탈이(1910~45) 정당화 된다.


일본의 조선 지배가 정당화 되면,

나라를 팔아 개인의 영위를 누린 반민족 행위가

인간적이고 합당했던 행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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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 후,

프랑스가 나치에 협력했던 자들을 1만명 이상을 처형했듯,

대한민국도 당시 그렇게 했어야 이상적이었겠지만,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다...


대한민국은 미군정이 반민족행위자를

국가 주요 요직에 그대로 앉혀놨고,


2차세계대전 이후,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반민족 행위자를

단 한명도 처벌하지 못한 국가가 되었다.




반민족 행위자들에게 미국과 이승만은

생명의 은인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극단적인 예로,

독립운동가 전담 고문 기술자였던 노덕술은

때마침 세계 냉전체제로 인한 한국전쟁을 기회로 삼아.

 반공을 국시로 삼으며 대한민국 정치의 큰 축이 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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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치의 한 뿌리가

반민족 행위자들과 이해관계를 함께 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공과 과를 떠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거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와 관련된 정치 세력은

반민족 행위 경력이 있는 자들일 지라도,


북한이란 적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지킨 그들을

'구국 영웅'으로 삼아야

권력의 정당성이 확보되는 게 현실이다.



그들은 북한을 오늘날까지 '악마 집단'으로 규정한다.


악마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해낸 사람들이기 때문에

나라를 배신한 행위와 상과없이

구국의 영웅이 되어야한다는 논리다.


틀린 말이라고 할 순 없다.

대한민국에서 모든 판단은 자유고,

그런 주장을 선택하는 것도 국민의 몫이니 말이다.



공산주의는 이미 실패한 체제인게 사실이고,

백선엽, 박정희의 6.25 전쟁 활약

칭찬받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굳이 '나라의 영웅'으로 삼는 게 정말 '나라다운 나라'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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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고,

나아가 미래를 알려주는 거울이다.

(우리가 아는 앨빈토플러같은 미래학자들은 대부부분 역사학자들이다.)




난 친일파라고해서 그를 무조건 욕할 수는 없다고 본다.


사람마다 선과 악의 관점이 다르고,

결과 지향적인 철학을 가진다면 박정희 시대의 중공업 발달을 선으로 볼 수 있다 본다.


하지만, 그 성장 과정에서 불공정이 판을 쳤고,

산업 발달의 커진 파이를 온국민이 누리지 못했으며,

일본에게 굴욕적인 차관을 들여오며(대가: 위안부 배상 포기, 독도 밀약 등)

오늘날까지 한일 관계 문제의 원인이 되고있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무엇이 정의인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가?



혹자는 반공 만화 '똘이 장군'처럼,

'악마 북한을 무찌른 자들이 정의로운 자'라 주장한다.


박정희 정권 말기(1979)에 개봉한 반공 만화 '똘이장군'



그리고 친일 행위는 어쩔 수 없던 일이었다면서

그들의 반민족 행위는 덮어두고,

과거보단 미래를 보고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럴듯 한 주장이다.






하지만 그 주장대로라면,
그것이 정의라면,

나라에 또다시 비슷한 위기가 왔을 때,
그 누구도 공동체를 위한 희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기회주의적인 행위가
얼마든지 곧 '정의'로 둔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라의 혼과 기강 따위가 과연 존재하게 될까?



나라를 배신자했던 자

나라의 최고 명예로운 영웅으로 불린다면,

이 세상 그 누가 '의리'를 지킬 것인가?


백선엽이 6.25때 공훈을 세웠더라도,

간도특설대에서 독립군을 때려잡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일제가 패망한 뒤에 한국군에 들어와 공훈을 세워

대한민국을 지킨 것은 감사받을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이들을 구국의 영웅으로 대접한다면,

우리가 앞으로 아들 딸들에게,

"기회주의자로 살면 안된다"라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



현충원은 호국 '영령'을 기리는 자리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사람도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란 공동체의 '혼'이 담긴 공간에,

다른 인물도 아니고,

대한민국을 '배신'했던 자의 혼을 굳이 넣어야 하는 까?


물론 그가 현충원에 묻힐 법적인 자격이 있다.


또한 그가 현충원에 뭍힌다면,

그의 업적은 역사가 더욱 주목해서 판단해 줄 것이다.


하지만,


굳이 그들을 나라의 영웅이라 칭하는 게 불편한 건
나 뿐일까?

이 나라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가?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구국의 영웅', 백선엽 장군처럼 살 것인가?

우리 자녀들에게 그를 '나라를 구한 영웅'이라
당당히 말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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