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연 TQA 동현님이 모두팸에게 보내는 편지
모두연 DLC를 통해 AI 교육을 받고, TQA로 근무도 했었던 동현님이 진학으로 인해 모두연을 퇴사하면서 전체 모두팸(모두연 직원)분들에게 남긴 편지입니다.
TQA 이동현은 8월 10일 부로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마지막인 만큼 마음의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지 말입니다. 솔직하게 써보려 합니다. 심심하실 때 읽어주시지 말입니다!
1. 모두연이 한 사람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2. 저와 모두연의 인연을 알 수 있습니다 (TMI~)
3. 모두연의 번창이 가까워집니다
4.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5. 3kg 감량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분위기
아래 노래의 가사가 제 마음을 대변해주네요 (여러분을 만난 1 = ㅁr법? ⭐)
https://www.youtube.com/watch?v=yXvpkYnlT9o
화학 시간에 몰래 이해도 못하는 알파고 중계를 보면서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신의 영역에 닿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공부해보려고 딥러닝 검색해보면 모두의연구소라는 희한한 곳이 뜨더라고요. 멋있고 똑똑한 사람들 모여서 공부하는 곳인가 보다 하고 멀리서 동경하고 있었어요. 고등학생도 참여할 수 있을까 기회를 노리다 어느 날 페이스북에 딥러닝 컬리지 모집글이 뜨자마자 뭐에 홀린 듯이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딥러닝 컬리지에 합격한 게 모두연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때는 소장님, 은수님, 연호님, 수호님만 계셨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워크숍 때 수연님이 진행을 맡으셨는데 그때 소장님의 눈독에 들어 합류하시게 된 걸로 압니다. 제가 수연님보다 고인물인 거죠. (여자 친구분 드리라고 은수 님께 선물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 훗날 아내가 되실 분이었을 줄이야. 축하합니다! )
돌이켜보면 DLC에 뛰어들기로 한 게 제 인생을 바꿨네요. 사실 당시에는 모두연의 문화를 배우기보다는 딥러닝만 배워 갔기는 했습니다. 모두연과 학교를 2시간 오가며 노력한 보람은 꽤 나중에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해외 대학을 갔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중학교 때 미국 대학에서 똑똑한 친구들과 창업을 해서 이 세상에 없던 걸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열망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 자사고를 갔었습니다. 7년 전에 했던 결심으로 올해 9월에 영국에 가게 됐네요.
다만 고등학교 졸업 후 2년 간의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좋은 대학교를 합격하고도 친구들의 하버드나 스탠퍼드가 부러워서 반수를 했었죠. 친구들이 미국에서 꿈에 다가갈 때 방에서 에세이나 쓴다며 혼자 의미 없이 비교하며 중학교 때의 저와는 다른 사람이 돼버렸습니다. 상생이 아닌 혼자만의 경쟁!
그렇게 제가 가장 꺾여있던 시기에 갑자기 은수 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덕분에 모두연에서 조교로 뛰면서 스무 살이 LG 사람들도 가르쳐보고, 저보다 인생 경험이 많으신 분들을 만나 뵙게 되어 편협한 사고에서 꽤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친구들보다 1년이나 늦어졌다는 이상한 불안감에 쌓였는데, 그분들 덕에 지금의 1~2년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마다 인생이 다르고, 정해진 기간에 뭘 해야 한다는 게 없다는 것도요. 학교에서도 딥러닝을 더 파보고 싶어 강사님들과 친구들의 조언을 받고 영국 대학에 지원했고, 딥마인드 창업자들이 나온 곳으로 가게 됐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pWv7GOvuf0
은수님과 모두연이 없었다면 참 공허했을 2년이었어요. 전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지 ㅋㅋ
UCL (University College London)이라는 학교에서 Computer Science 4년 학석사 통합 과정을 밟게 됐어요. 알렉산더 벨, 마하트마 간디, 로저 펜로즈 등도 선배입니다. (두 유 노 콜드 플레이? 크리스토퍼 놀란? 이토 히로부미...?)
올해 4월, 은수님께서 한 번 더 모두연에서의 알바 제안을 주셨습니다. 사랑합니다!
2주 정도 일하던 중, 정말 감사히도 병인 님과 현아 님께서 팀에 합류하라는 제안을 주셨어요. 직접 일해보니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된 후로 더욱 감사드렸습니다. 당시에는 저 포함 3명이었는데 벌써 7명이네요! 곧 6명? ㅠㅠ
모두연이 3년 만에 10배 성장을 이뤘네요. 소장님은 늘 제게 존경스럽고도 신비로운 존재셨는데 모두연에 입사하여 모두팸들을 보며 소장님을 더욱 알게 됐다고 할까요?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들이 회사의 DNA를 정한다고 하죠. 모두 다양한 능력을 가졌지만 같은 마음을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창업을 원했던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이런 구성원들의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부러웠습니다. 5년 후면 모두연은 또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가 됩니다.
근래 3개월 간의 경험은 지금까지의 20년보다도 더 깊고 넓은 깨달음을 줬습니다. 모두팸 여러분의 모든 말씀과 행동으로부터 느끼고 배운 게 셀 수 없어요. 욕심 같아서는 한 분 한 분의 장점을 다 흡수하여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생각해보니 입사 전과 후의 저는 정말 다른 사람이더라고요. 탐구력과 인간다움, 인사이트, 공감 능력, 관찰력, 결정 능력, 시스템적 사고... 또 스프린트, MECE, OKR 같은 개념들도 배울 수 있었어요. 제 나이에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요? 함께 대화를 많이 해본 적 없던 분들이라도 옆에서 제가 몰래 관찰하며 배우고 있었습니다 ㅎㅎ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팸 모든 분들이요. 여러분의 모습 하나 하나를 따라 하여 대학 가서 모두팸에 걸맞은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겠습니다. :)
영국에서 모두연의 미션과 문화를 전파해볼게요. 경쟁 ⚔️ 이 아닌 상생, 공유!
원래는 모두팸 한 분 한 분과 점심 식사를 하고 싶었는데 재택근무가 장기화되어 아쉬워요... 하지만 늘 그렇듯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는 어디에 있든 연이 오래가겠죠! 출국하기 전에도 시간 되시면 꼭 봬요! 저희가 만나게 된 건 3개월이고, 앞으로의 30년(?)에서 보면 이제 시작이겠죠??
저 같은 아들을 뒀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모두연 와서 많이 들었는데 (뻔뻔) 아들 혹은 사촌 동생이라 생각해주시고 부담 없이 연락해주세요! 물론 엄마나 아빠라고 부르진 않겠습니다. 누나 / 형 어떠신가요?
지금 이 문장을 읽고 계신 분과 연락이 계속 닿는다면 그거야 말로 모두연에서 얻은 최고의 보물일 거예요.
모두연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것 아시죠??? 당장 눈에는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우선 모두연을 거쳐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바꾸고 있고 (저 포함), 몇 년 안에 그 사람들이 세상에 이로운 영향을 주겠죠. 땅은 그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지만 그 위에 새싹이 자라나고 거대한 숲이 되면 달라질 겁니다. 그게 모두팸 한 분 한 분이 가능케 한 모두연의 큰 잠재적 가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모두연의 역사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제 사명을 작년에 알게 됐어요. 이 세상에 아직 없는 것들 중 하나에 꽂혔는데, 그걸 평생에 걸쳐 만들고자 하는 이상이 생겼습니다. 모두연에서 얻은 양분으로 영국까지 날아가서 거기서 더 자라나고 모두연의 DNA를 담은 숲을 만들겠습니다. 언젠간 제 회사를 만들어 10년 안에 모두연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될게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 중 하나는 "상대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모두연에서는 상생의 마음이 기본이죠! 모두연이 하고자 하는 일 꼭 이룰 수 있길 바라며, 모두팸 한 분 한 분이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절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마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을 만나게 된 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런던 놀러 오시면 연락 주세요~
Written by TQA 이동현
모두연 입사에 관심있으시면 모두연 채용공고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https://www.notion.so/modulabs/02d733abca81429992a2218c9b6b4d2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