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얼굴을 보면 가슴이 뭉클 하다
아침에 페이스북을 보는데 페북 지인의 사진과 글이 눈에 띄었다.
바로 지인의 아버지의 생일이었던 것이다. 그는 아버지의 생신을 축하하는 메시지와 글을 올렸다.
그리고 아버지의 사진을 올렸다. 지인은 아버지에게 자기가 신는 같은 브랜드의 신발을 선물해 드렸다고 했다.
나는 그 지인의 아버지 사진을 한동안 쳐다봤다. 75세가 된 어르신. 옅은 미소를 머금은 그의 사진. 나는 그 사진이 너무 좋아서 좋아요를 눌렀다.
페북 지인이기는 하지만 한 번도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른 적이 없었던 그런 사이였다. 하지만 오늘은 좋아요를 누르고 싶었다. 가능하면 두 번 세 번이라도 누르고 싶었다.
75년을 살아오신 어르신의 얼굴에 주름들을 보는데 뭔가 모를 감동이 몰려왔다.
나는 그랬다. 나이 있으신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았다.
내가 사는 인도에도 어른들이 많이 있는데 나는 그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자주 말을 건다.
허리가 구부정해 지신 할머니는 나만 보면 아이처럼 울먹이는 목소리로 여러 이야기를 하신다. 사실 나는 할머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듣지 못한다. 할머니의 말은 이곳 마을 사람들도 잘 이해할 수 없으니 내가 할머니의 말을 이해하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할머니를 반갑게 안아주고 나름대로 안부를 물으면 할머니는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으시며 나의 어깨를 툭툭 치신다. 할머니는 할머니 만의 언어로 나는 나만의 언어로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서로 안다.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집 앞에 자주 소를 몰고 오시던 할머니 할아버지. 요즘은 할머니가 아프신 지 할아버지만 가끔 보인다. 며칠 전 아침운동을 하다가 혼자 걸어가시는 할아버지를 봤다. 뭔가 모르게 외로워 보이는 할아버지를 보며 나는 우렁차게 인사했다. "나마스테!~~~" 할아버지는 나를 보며 환하게 웃으셨다. 언어가 좀 되면 할머니가 어디가 아프신 지 물어보겠건만. 힌디는 아직도 어렵다.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힘들었던 시간들과 행복했던 순간들, 견딜 수 없이 슬펐던 순간들과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소중한 추억들까지.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은 지금의 그들의 모습이 어떠하던 지 존경받아 마땅하다. 유명한 학자이던 지, 소박한 밭을 가꾸는 농부이던 지, 지병으로 누워 있는 분이더라도 어르신들은 그 모습 자체로 숭고하다.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을 포기하지 않고 잘 달려오셨기 때문에. 그분들은 박수 받아야 마땅한 것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선생님. 어르신. 긴 인생 얼마나 많은 경험들을 하셨을까요. 수많은 어려움도 꿋꿋이 이겨내신 인생의 선배님들. 존경합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