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두미 Nov 22. 2022

작심 10일 그리고 다시 시작

포기만 안 하면 되는 거죠.

매일 에세이 한 편씩 한 달 동안 쓰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10일이 지나자 작심 십일의 증상이 나타났다. 

일단 바쁜 업무가 내 발목을 잡았고 몸이 조금 아팠고 마음이 분주해 있었다. 그렇게 하루 또 하루 핑계의 무덤에 들어가 글을 쓰지 못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글을 안 쓴 지 벌써 10일이 지난 후였다.

아뿔싸~!

내 글을 읽는 분들 앞에서 적어도 약속은 지키리라 다짐했던 나름 나만의 다짐이었지만 그것을 이루지 못한 것이었다. 그 순간 내 마음 한쪽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그래. 넌 그 정도인 사람이야.' '포기해.'

아~ 역시 나는 꾸준하지 못한 사람인가. 아~ 역시 제대로 글을 쓰는 작가들은 이래서 나와는 다른 것인가. 

뭐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이런 마음의 소리도 들려왔다.

'괜찮아. 포기만 안 하면 되는 거지.' '너의 한 달은 한 달이 아닌 거야. 글을 쓰는 동안 너의 한 달은 조금 늦게 지나가고 있는 거지.' 그렇게 나의 긍정적인 마음의 소리가 나에게 잔뜩 용기를 불어넣어 줬고 나는 다시 날개를 펼쳤다. 다시 유명한 작가가 된 것처럼 그렇게 될 것처럼 자신감 있게 글을 쓸 준비가 된 것이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지만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내게 맡겨진 일들을 한 후 저녁이 되면 집에 돌아와 아이들을 돌보고 가정을 돌보아야 하는 나였다. 그래서 정말 틈틈이 시간을 내지 않으면 나만의 시간을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작심 10일이 될 수밖에 없었던 나의 상황에 대한 약간의 변명이다.^^)

그 와 중에 내게는 작가에 대한 로망과 글을 쓰고픈 그 간절함이 있는 내가 있었고 대신 바쁜 일상 업무에 지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잠들어 버리는 나도 있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함께 하지 못해 힘들었다.

나의 꿈을 향해 더 나아가야 하는데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는 내 모습에 실망하기도 했고 그래서 더 힘들었다. 그러면서 작심 십일이 열흘간이나 지속되었나 보다.


그런데 어제 오랜만에 10 킬로미터 달리기를 하면서 세바시 강연을 들었다. 달리기를 하면서 처음에는 음악을 들었고 한동안은 영어 공부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요즘은 강연들을 듣는다. 따로 시간을 내서 들을 수 없는 글쓰기 강연들을 듣고 또 듣는 것이었다. 어제 달리는 동안 유명한 작가님들이 전해주시는 주옥같은 글쓰기의 비법과 그보다도 더 중요한 동기부여를 전달받으면서 다시 용기를 냈다. 

글을 쓰자. 다시 시작 하자. 하루 조금이라도 다시 써가자. 너무 좋은 글을 쓰려고 하지 말고 짧게라도 쓰자. 

그렇게 동기부여가 100퍼센트 충전된 나는 오늘 이렇게 글을 쓴다. 

글을 쓰다 보면 또 여러 가지 이유로 작심 며칠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거니까. 그러면 결국은 30일 만의 한 달이 아니라 조금 천천히 가는 한 달이지만 여전히 한 달이라는 시간과 글이 내게 남겨져 있을 테니. 


그럼 오늘도 다시 파이팅합니다.

저처럼 자꾸 실패하시는 분들. 저를 보고 다시 용기 얻으시길 바라요. 우리 다시 시작하자고요.




매거진의 이전글 스토리텔러? 에세이스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