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대신 겨울을 알려 주는 안개
새벽 부터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자욱한 안개가 펼쳐져 있다.
안개가 너무 많다 보니 숲 가까이에서는 빗 소리 처럼 들린다.
모여 있던 안개들이 잠시 나뭇잎에 휴식을 취하려다 땅으로 떨어지는 소리 같았다.
오늘은 아이들이 더 분주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반팔 교복을 입었었는데
오늘 부터는 스웨터를 입고 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선생님이 말했다고 한다.
스웨터와 같은 짙은 남색깔의 장갑, 그리고 비니까지.
영하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인도에서는 가장 추운 달이기 때문에
인도 사람들은 이 계절을 즐긴다. 정말 눈이라도 오는 날씨 처럼.
집에서도 난방이 되지 않아서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처음 인도에 왔을 때 이정도 추위에 장갑에 모자까지 쓰는 인도 사람들을 보며
이해가 안간다며 웃음 짓던 나였는데 이제는 주저하지 않고 털모자를 덮어 쓴다.
나도 아이들도 뼈속까지 인도 사람이 되었나 보다.
아이들이 학교를 향해 걸어간다. 자욱한 안개 속을 걸어 갈 때 마다
신비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만 같다.
아침 10시 까지 세상을 뿌옇게 만들어 놓는 이 안개가 오늘은 참 낭만적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