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떠나는 상상을 해본다.
매트리스 하나에 TV, 좌식 책상이 전부인 나의 방이 잠시 머무는 여행객의 숙소라고 상상해본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처음 보는 것들이며 이 곳에 장시간 머물며 푹 쉬고 읽고싶은 책들을 읽고 비우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는 이곳에 왔다고, 그렇게 생각해보기로 한다.
나를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시선의 자유로움을 실컷 느낄 수 있다고.
모든 것 하나하나가 새로운 곳이어서 매일매일이 즐거울 것 같다고.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곳이어서 누군가의 연락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나한테 집중할 수 있다고.
물건에 속박 될 필요 없이 간단하고 필요한 짐만 있으면 된다고.
그렇게 여행을 왔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그렇게 여행하듯 살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