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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이 May 14. 2023

네가 더 애쓴다는 걸 안다.

내 개 장군이에게





널 데려오니 사람들이 그러더라.


"키우려면 돈 많이 들죠? 사람 애 하나 키우는 거랑 똑같다던데, 힘들고 귀찮은 일 많죠?



맞아, 네가 있으면

돈도 들고 먹이고 닦이고 살피고

없을 때랑 비교하면 일 많지.


그래서 개육아라는 말도 있잖아.








하지만


나와 살기 위해

나보다 네가 훨씬 더 애쓴다는 걸

나는 안다.


너는 나와 살기 위해 본능을 참는다.


고양이 보면 달려가고 싶을 텐데

 쫓고 싶

저 길로 이 길로

풀숲 떨어진 부스러기 마음대로 주워 먹고 싶을 텐데


그때마다 목줄을 당기는 손에

너는 제압되고 반복되고

그렇게 너는 참는다.



네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들


인간의 입장에서 해석되고 평가받는다.

너는 선택할 수 없고 니 마음대로 수 없다.









아파트라는 구조를 이해할 수 없을 텐데

불쑥불쑥 모르는 사람 들어오는 엘리베이 안에서

너는 짖으면 안 되고


우리보다 40배 더 잘 들리는 소리

도시의 소음과 무서운 기계음에 도망칠 수 없고

낯선 이가 허락 없이 함부로 만져도

너는 절대 물면 안 된다.








누구에게 보이려는지 모를 털 손질을 하고

눈곱을 떼고

목욕을 하고 발을 씻고

입기 싫은 옷을 입고


네겐 의미 없는 행동을 허락한다.



이건 안돼

저것도 안돼

네겐 안될 일도 못된 일도 아닌 것들이


도시에 살기 위해

나와 지내기 위해 너는 안돼를 배운다.








본능을 참는다것은 어떤 일까.


인간의 예절을 배우고

규칙을 익히고

얌전해야 착한 아이가 되고


기다리고 앉고 엎드리고

목줄에 익숙해지고

너는 기꺼이 잡혀준다



나와 살기 위해

나를 믿고 기다린다.

인간에게 맞추려 노력한다.

인간의 말을 이해하려 애쓴다.






너를 사랑해서 하는 것 중

많은 것이 나를 위해서란 걸 안다.


너를 예쁘게 하는 것도

가르치는 이유도

내가 너와 살고 싶어서

내가 위로받기 위해서다.



나는 자주 네가 내 말을 이해하길 바라고

내 마음을 알아주길 원한다.

내가 힘들지 않게 착하게 굴길 요구한다.


네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쏟아내고

참으라 한다.

자꾸만 기다리라 한다.

하라는대로 하라고 한다.






그런 이기적인 나를

네가 따라와 주어

받아주어 얼마나 고운지

믿어주어 얼마나 행복

네 옆을 내주어 얼마나 충만한지


너는 알까.





나와 살기 위해

네가 나보다 더 많이 애쓴다는 걸 안다.


그리고

그것이 내게 축복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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