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사람의 호르몬 냄새를 맡을 수 있대.
아기를 가지면 강아지가 제일 먼저 알아챈대.
기분이 좋은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냄새로 알 수 있대.
그리고
그 감정을 나눈대.
분노도 기쁨도 나눠 받는대.
같이 우울하고
같이 슬퍼하고
행복해 한대.
어떤 강아지는
심장박동을 사람에게 맞추기도 한다더라.
어릴 적 엄마 품에 안겨 잠들 때
엄마 숨소리에 내 숨소리를 맞추곤 했는데
강아지도 그런 걸까.
너는 나를 보며 어떤 감정을 느낄까.
그 말을 듣고 나니
집에 들어갈 때 그냥 들어갈 수가 없더라.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엔
네가 내 기분을 냄새 맡을까 걱정됐어.
모르겠지만 스트레스 냄새는 아주 나쁜 냄새일 거야.
그래서 너를 만나기 전엔
우울한 기분을 떨치려 해.
너와 눈이 마주칠 땐 언제나 웃으려 해.
화나는 일은 털어내려 해.
내 우울한 감정이 전해지지 않게
나쁜 호르몬 냄새가 사라지게
네게 행복한 기운을 전해주고 싶어
그렇게 해.
처음에 널 데려올 땐
위로받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귀엽고 예쁜 무언가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알아.
너는 내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란 걸.
너는 애완이 아니라 반려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너는 내 위로지만
내 위로를 위해 있는 게 아니야.
너는 내 행복이지만
내게 행복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야.
너와 내가 만난 확률은
우주에서 지구로 동전을 떨어뜨렸을 때
내 손바닥 위에 동전이 얹어질 확률.
네가 그 시간에 태어나
지금 내 시간으로 온 인연은
생각할수록 기적.
우리가 그렇게 만나
기대고 의지하는 사이가 됐다.
네가 나 때문에 우울하면 미안할 거야.
네가 위로해 주면 고마울 거야.
널 보면 행복하지만
널 보기 전에 행복하려 해.
날 보며 너는 행복해질 테고
그런 널 보면 난 더 행복해질 테니까
너와 걸을 때마다
내 심장박동이 너의 걸음에 맞춰진다.
네가 편안하길 바란다.
그것이 내 행복임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