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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이 Jun 19. 2023

귀여운 주제에 날 지킨다




욕실 앞언제나 내 개가 있다.



다른 날 같은 포즈




욕실에 들어갔다 문을 열면

언제 왔는지

보디가드처럼 문 앞에 누워 있다.


부드럽고 귀여운 주제에 날 지킨다.


'욕실은 위험해.

누가 쳐들어올지 모르니 내가 지켜줄게.'


다리도 짧아 하찮은데 은근히 든든다.


연애할  남자 친구가 화장실 앞에서 날 기다렸는데

그래선지 나는 내 개가 아들같다 친구같고 애인처럼 느껴진다.



욕실에 들어가 있으면

문 앞에 있을 녀석땜에 마음이 바빠진다.


세수도 빨리 하고 이도 최고 속도로 닦고 샤워도 대충하고 볼 일도 하게 본다.


문을 열었는데 문 앞에 없으면 서운하다.

'욕실까지 따라오면 분리불안이래'

'기다리지 않으니까 편하게 좋네' 하지만

사실은 섭섭하다.


빈 자리의 슬픔을 느낀다.




이제 알았냐 인간.



아무래도 이 녀석이 날 길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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